VC업계 "규제개혁·모태펀드 증액 절실…루키VC도 챙겨야"
이영 장관 "민간엔진 부족시 모태펀드 고민할 것"
2023-04-18 17:22:16 2023-04-19 10:55:05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캐피탈(VC)업계가 벤처 투자시장 활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VC업계에서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이영 중기부 장관은 최대한 민간엔진을 가동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모태펀드 증액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중기부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여의도에서 '벤처캐피탈 포럼'을 열고 VC업계와 함께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올해 1분기 벤처펀드 결성 및 투자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6%, 60.3% 급감하면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날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VC 대표, 창업기획사(엑셀러레이터) 대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연사로 나선 윤 협회장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대응전략 및 정책지원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는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3가지 정책 제언으로 △회수시장 활성화 △규제개혁 △정부재정의 역할을 꼽았습니다. 윤 협회장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회수시장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상위 개념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딥테크 기업에 대한 기술특례 상장을 확대해 바이오 기업처럼 매출과 이익이 없더라도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해 상장을 시켜줘야 관련 엔지니어들이 많이 창업하고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어려울수록 규제개혁을 하기 좋은 시기다. 창의적인 아이템이 잘 승인될 수 있도록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태펀드 증액도 필요하다고 윤 협회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는 "투자와 경제는 심리적인 것이 많이 좌우한다. 정부가 벤처투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예산을 증액하면 된다. 가장 쉽고 움직이기 좋은 메시지"라며 "모태펀드가 증액되면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벤처투자가 전반적으로 활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다섯 번째)이 18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다양한 세컨더리 펀드 확대 및 IPO 요건 완화 등 회수시장을 활성화하고, CVC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다양한 제언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VC생태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일하게 엑셀러레이터로 참석한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엑셀러레이터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건의했습니다. 엑셀러레이터의 경우 개인투자조합이나 개인출자자 등 VC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투자자들이 투자를 합니다. 김 대표는 개인투자조합에 법인 펀드출자자(LP)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법인세 절감 혜택과 30%로 한정해 놓은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투자조합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의견입니다.
 
김태훈 티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초기 VC인 루키리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루키VC에 대한 지원이 약화하면 그만큼 루키 VC들이 투자하는 산업군의 발굴 빈도가 약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형 VC와 소형 VC, 루키 VC들이 각자 다른 특징이 있고, 투자하는 분야가 달라 이를 고루 지원해야 각기 다른 벤처도 고루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김 대표는 "작년에 루키리그 관련 지원이 많이 축소됐다. 루키 VC가 중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투자심리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C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이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서고 재정건전성 문제와 맞물리면서 모태펀드 예산이 삭감됐다. CVC도 민간 모펀드를 통해서 엔진을 옮기려고 했으나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뜻한 바대로 엔진이 돌지 못했다"면서 "전체의 (벤처투자 시장) 크기가 줄면 안 되기 때문에 2개의 신규 엔진이 가동하는 데 힘이 부친다면 모태펀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VC 생태계 균형에 대해서는 "엑셀러레이터, 루키 VC가 풍요롭게 성장해야 단계별로 벤처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공감한 뒤 "벤처생태계 전체적인 벨류체인을 관계부처와 함께 정책적으로 제안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규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오는 5월에 규제개선 관련 큰 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월 규제 혁파 관련 간담회를 열어 규제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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