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불똥…여행사 '황금알' 유럽 상품에 직격탄
중동 3대 항공사 유럽 노선 전면 취소…직항 전환율 30% 추정
유럽 상품 객단가 높아 수익 감소 불가피…단거리로 메우기 역부족
고환율·고유가·항공료 인상 3중고…장기화 시 여행 심리 위축 우려
2026-03-12 16:52:53 2026-03-12 17:20:07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인해 국내 여행업계의 핵심 수익원인 유럽 패키지 상품에 타격이 가고 있습니다. 중동 공항을 경유하는 유럽행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취소 고객의 유럽 직항 전환율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카타르항공 등 중동 3대 항공사가 3월 말까지 유럽 경유 노선 운항을 전면 취소하면서 해당 노선을 활용한 유럽 패키지 상품이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국내 여행사가 판매하는 유럽 여행 상품 중 직항과 중동 경유 상품의 비율은 대략 8대2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단순 비율로 보면 20%의 유럽 노선이 직접 영향권에 든 셈입니다.
 
여행사 입장에서 당장의 재무적 손실은 제한적입니다. 해당 항공사들이 3월 말까지 항공권 취소를 전액 환불 처리해 줬기 때문입니다. 현지 투어 비용 역시 출발 전 취소여서 추가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해당 항공사 세 군데에서 3월 말까지 항공 취소를 다 해줬기 때문에 여행사가 손해를 볼 것은 없다"며 "현지 비용도 아직 출발 안 한 거라 크게 문제없다"고 말했습니다.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들이 지난 9일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전세기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취소 이후의 흐름이 문제입니다. 유럽 경유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고객 가운데 유럽 직항편으로 전환한 비율은 30% 안팎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0%는 여행 자체를 미루거나 동남아·일본 등 단거리 상품으로 선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일정을 어렵게 잡으신 분들이 많아 목적지를 변경해서라도 떠나는 수요가 그래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단거리 상품의 객단가는 유럽 패키지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이에 따라 매출 규모는 다소 크게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유럽 여행 상품은 객단가가 높아 여행사 수익성 기여도가 큰 상품입니다. 여행사들은 단거리 위주의 여행보다는 유럽 등 장거리 상품을 늘려 수익성 개선을 꾀해왔습니다. 중동을 거치는 유럽 여행 상품의 비중이 높지는 않더라도 수익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여행사들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치는 영향을 더욱 우려하고 있습니다. 고환율, 국제유가 상승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직결됩니다. 또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유류비 증가와 슬롯 제한 등으로 항공권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렇게 되면 여행 심리가 위축되게 됩니다. 
 
업계는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동을 경유하지 않더라도 유럽 직항편이나 아시아 경유편 등 대체 노선이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됩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 중동 경유 유럽 상품이 갖던 가격경쟁력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전쟁 종결 여부와 환율·유가 향방이 여행사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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