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한탕한 이석산업…다음 타깃 더코디?②
옛 코디엠과 연결고리 포착된 더코디
삼부토건 엑시트 자금 활용처로 지목
옛 코디엠 투자기업, 대부분 상장폐지 수순 밟아
2023-08-14 06:00:00 2023-08-14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더코디(224060)(전 코디엠)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과 이전 최대주주였던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있던 당시 투자기업들과 이석산업개발의 인물들이 겹치고 있어섭니다. 당시 코디엠은 활발한 인수합병(M&A) 활동으로 주목받았지만, 투자기업 상당수가 경영 악화와 상장 폐지 수순을 겪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은 더코디가 삼부토건(001470)을 지배하던 당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곳인데요. 삼부토건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완료한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 관련 인물들이 해당 자금 융통을 위해 더코디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코디, 경영권 강화한 이석산업…코디엠컨소와 연결고리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코디는 지난달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을 대상으로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유증을 통해 이석산업개발은 더코디 지분율을 13.15%에서 25.51%까지 늘릴 수 있었죠. 
 
업계 일각에선 이석산업개발의 더코디 지분율 강화를 두고 과거 삼부토건·휴림로봇 관련 인물들이 자금 활용을 위해 더코디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냔 의혹을 제기합니다. 더코디는 지난 2020년 최대주주였던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잃은 후 마땅한 최대주주가 없었는데요. 2년만에 최대주주가 4차례나 변경됐으며 이석산업개발이 최대주주가 되기 전 최대주주였던 정희석씨의 지분율은 2.12%에 불과했죠.
 
이석산업개발은 설립 이후 특별한 매출 발생 없이 차입금과 증권 등 당좌자산으로 이뤄진 사실상 장부상 회사입니다. 지난 2020년 삼부토건이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BW 인수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보입니다.
 
더코디와 삼부토건은 현재 지분 등의 큰 관계가 없지만,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있던 당시 여러 접점들이 존재합니다. 현재 시가총액이 290억원에 불과한 더코디는 지난 2021년까지 삼부토건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있었죠. 당시 지분구조를 보면 ‘코디엠(더코디)→에이치엔티→휴림로봇(090710)→삼부토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습니다.
 
더코디가 삼부토건을 지배하게 된 것은 2017년 법정관리 중이던 삼부토건의 주인으로 디에스티로봇(현 휴림로봇) 컨소시엄이 등장하면서부텁니다. 당시 삼부토건에는 ‘기업사냥꾼’의 무자본 M&A 이슈가 이어지던 때죠. 삼부토건이 디와이디(219550)에 매각되기 전까지 휴림로봇은 지분 10%가량(1441만주)을 보유했는데요. 사실상 삼부토건의 주인으로 보긴 힘들었습니다.
 
당시 삼부토건이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CB·BW 때문인데요. 발행가 1000원으로 주식전환시 발행되는 신주만 6000만주에 달했죠. 최종적으로 CB와 BW를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이석산업개발입니다. 그런데 이석산업개발은 옛 코디엠과 삼부토건 실질적 주인으로 알려진 조원일, 조성옥씨와 행보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이 설립되고 삼부토건 BW를 인수하던 시기는 조원일씨의 부친인 조성옥씨가 삼부토건 대표로 있을 때인데요. 당시 발행했던 350억원의 CB를 최초 인수했던 퍼스트타임(67억원)의 대표가 이석산업개발의 최대주주와 동일인(이창용씨)입니다. 퍼스트타임 역시 CB발행을 앞두고 설립됐던 ‘페이퍼컴퍼니’였으며, 조성옥씨의 아내인 박란희씨가 지배하고 있었죠. 조성옥씨는 M&A 시장에서 유명한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졌으며, 조원일씨는 그의 아들이죠.
 
이번엔 더코디?…코디엠컨소 투자기업 대부분 상폐
 
당초 5개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발행됐던 250억원 규모의 BW는 지난 2020년 8월 이석산업개발이 전량 인수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이 BW를 모두 전환하면 2500만주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죠. 이석산업개발은 설립 2개월 만에 250억원의 BW를 인수했는데요. 당시 인수금은 웰컴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에서 차입한 250억원으로 마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석산업개발은 BW 투자를 통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BW 250억원 중 30억원을 주식전환해 디와이디에 120억원에 넘겼습니다. 작년말 기준 나머지 220억원의 BW가 잡히지 않는 것을 보면 BW는 전환없이 다른 곳에 매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와이디와 같은 가격에 넘겼다면 750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만약 나머지 BW를 권면가격 그대로 넘기더라도 250억원의 차입금을 갚고도 90억원이 남죠. 
 
다만 삼부토건이 발행한 CB와 BW는 발행 당시부터 재매각 대상자들이 정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발행 당일부터 수차례 손바뀜이 이뤄졌기 때문이죠. 350억원 CB의 경우 지난 2020년 12월에 발행됐는데요. 당시는 삼부토건이 이낙연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6000원까지 치솟았던 때입니다. 6배의 차익이 기대되는 CB는 발행 당일부터 수차례 손바뀜됐죠.
 
삼부토건의 CB와 BW가 발행당시부터 일부 투자자들의 수익실현을 위해 설계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죠. 이에 일각에선 삼부토건 투자로 자금을 마련한 옛 코디엠과 삼부토건, 휴림로봇 관련 세력들이 엑시트 자금 활용을 위해 더코디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휴림로봇을 비롯해 이석산업개발 등이 삼부토건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수백억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삼부토건 매각 시점은 이석산업개발이 더코디의 최대주주에 오른 시점과도 일치하죠.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업이 최대주주로 있던 당시 더코디는 삼부토건을 비롯해 이에스에이, 미래오토스(전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 M&A에 나섰는데요. 현재 삼부토건을 제외한 2곳은 모두 상장폐지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사냥꾼이 차익을 보고 나갔다면 자금을 그냥 놀리진 않을 것”이라며 “M&A 등 자금활용을 위해 또 다른 상장사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코디는 이석산업개발과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더코디 관계자는 “더코디 최대주주는 과거(코디엠) 코디엠컴소시엄에서 변경된지 한참 지났고 과거 코디엠이나 삼부토건 관련 인물들과 관계 없이 이석산업개발이 최대주주로 경영 중”이라면서도 “이석산업개발 주요주주의 과거 투자 이력이나 삼부토건과의 관계 등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더코디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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