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특수 기대감…게임사 AI 협력 가치 부각
그래픽 최적화 넘어 AI PC·캐릭터로 접점 확대
"AI 협력 본격화 속단은 이르다" 신중론도
2026-06-08 15:59:10 2026-06-08 16:11:14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게임사의 인공지능(AI) 협력 가치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엔비디아와 게임사의 접점이 그래픽카드와 게임 최적화, PC방 시장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 PC, 온디바이스 AI, AI NPC(Non-Player Character), AI 캐릭터, 피지컬 AI 등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입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방한 기간 크래프톤(259960) 장병규 의장, 엔씨소프트(036570) 김택진 대표와 잇달아 만났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7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T1을 한국 게임·e스포츠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와 AI 동료 캐릭터 'PUBG Ally'를, 엔씨소프트는 '신더시티'와 '아이온2'를 RTX Spark 기반 사례로 부각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단순한 PC방 방문 이벤트를 넘어 엔비디아와 게임사의 협력 무게 추가 AI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게임은 AI PC 성능을 이용자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인데요. 고사양 그래픽과 실시간 상호작용, 캐릭터 AI가 결합된 게임은 온디바이스 AI와 AI PC 확산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AI는 개발과 서비스 전반의 경쟁력과 연결됩니다. AI NPC와 AI 캐릭터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고, 생성형 AI와 3D 콘텐츠 제작 AI는 개발 효율화와 그래픽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라이브 서비스 운영 자동화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성능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가진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AI 기술이 아무리 커지고 있지만 빅테크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에 비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크지 않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AI 활용을 일반 이용자에게 확산시킬 방법을 한국 게임 시장에서 찾고 싶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함께 유저들을 만나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교수는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부각된 배경에 대해서도 "엔씨소프트는 오래전부터 게임에 특화된 AI를 시도해 왔다는 점에서 눈에 띄었을 것"이라며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가 확보한 데이터와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고려하면, 피지컬 AI와 연결될 접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서는 AI 쪽에 특화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경우 과거 그래픽카드 시장이 커지던 시기부터 엔비디아와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모두 AI와 접점이 있는 만큼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상징적으로 만날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번 행보를 곧바로 게임사와 엔비디아 간 AI 사업 협력 본격화로 속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업적으로 긴밀한 협업을 하겠다는 자리였다면 의미가 더 컸겠지만,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RTX Spark와 AI PC를 알리는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게임사를 만난 것도 당장 AI로 무엇을 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AI PC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사용처가 게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젠슨 황 방한에 따른 기대감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AI NPC나 AI 캐릭터가 기술 시연을 넘어 게임 흥행과 매출로 연결되려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게임성 개선이 필요한데요. 제작 효율화 역시 개발비 절감이나 출시 주기 단축 등 실질적 성과로 확인돼야 합니다.
 
김정태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이 이번 기회를 장기 성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PC와 오프라인, 피지컬 AI와 연동되는 새로운 게임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과 실험적 게임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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