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사명까지 바꿀 각오…과거와 이별하고 재탄생해야"
"지금의 상황에 참담한 느껴"…현 상황에 대해 '사과'
'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 '기술·핵심 사업 집중' 의지 드러내
거버넌스 개편, 영어이름 등 카카오 문화 원점 재검토 방침도
2023-12-11 17:36:12 2023-12-11 17:36:1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카카오(035720)의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이 같은 각오를 밝히며 쇄신 의지를 다졌습니다.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임직원과의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김 창업자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진행된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카카오를 설립해 크루(직원)들과 함께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년이 되어간다라며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며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자산 규모 재계 서열 15위로 올라선 카카오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를 인용해 기대치와 간극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고, 이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에 대해서 창업자로서 사과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라며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저는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라며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임직원과의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쇄신 방안으로 먼저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스타트업 기술 탈취 논란으로 계속해서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김 위원장은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룹 내 거버넌스도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간 카카오는 수많은 그룹사를 관리·감독할 컨트롤 타워 부재가 지적돼 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불거지며 많은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카카오 특유의 문화인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 카카오의 기업 문화도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과거의 카카오에서 벗어나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새로운 문화를 다시 처음부터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기에 지체하지 않고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라며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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