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통과까지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던
‘노란봉투법
’(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
)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 그동안 차별받고 소외당한 하청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
’과 실질적인 교섭을 할 수 있는 길이 곧 열리는 셈이다
. 이는 누구나 노동자임이 부정당하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적 첫걸음으로도 볼 수 있다
.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 2014년 법안 발의 후 지난해 국회 통과까지 10여년의 기간 동안에도 무수한 진통을 겪었지만, 시행이 임박한 지금도 우려와 갈등에 따른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노사 모두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교섭 의제 범위, 교섭 절차 등 핵심 쟁점의 모호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갈등의 불씨도 타오르고 있다. 노동계는 임금 등 여러 차별을 의제로 하청노조의 원청 사용자에 대한 교섭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총파업까지 예고하는 등 단단히 벼르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기업 경영권 침해 등의 논리를 내세워 분쟁이 유발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새길인 만큼, 기대와 걱정에 따른 이 같은 현장의 진통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제도는 우리에게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교섭 절차와 교섭 범위를 둘러싼 해석 차이로 현장과 국민께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만 하청 노동자라고 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노동자 누구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온전히 보장받는 시대로 가야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뻔한 얘기지만, 노란봉투법의 성패는 노사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와 상생의 자세에 달려 있다. 노동계는 원청노조가 상생의 자세로 하청노조와 함께 공동교섭의 틀을 모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경영계 역시 그동안 하청노조에 대한 처우가 미흡했던 만큼 이를 인정하고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응해야 한다. 노동 현장의 불안과 혼란은 대화가 거부된 상태로 노동자가 벼랑 끝에 몰릴 때 찾아온다. 노란봉투법의 목적은 결국 ‘노사 간 대화를 제도화’하는 것에 불과할 지 모른다.
정부 역시 확실한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장의 혼선 우려에 따라 사실상 ‘개문발차’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법 시행 초기 이행 상황의 면밀한 점검과 함께 노사 간 애로사항에 대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3개월의 집중 점검기간’도 시행 이후 불거진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지원의 시간이 돼야 한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2026년 민주노총 신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란봉투법은 가보지 않았지만 노사 모두 함께 가야 하는 길이다. 홀로 걷는 길이 아닌, 더불어 걷는 길에선 길을 터주고 보폭을 맞춰주는 배려가 중요하다. 노사가 서로에게 ‘길벗’이 될 수는 없겠지만, 상대도 엄연한 길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 같이 나아갈 수 있다. 노란봉투법이라는 길이 상생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길 바란다.
배덕훈 재계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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