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일체 다른 고려없이 원칙대로 수사"
대통령-검찰 갈등 전면화
2024-05-14 14:30:00 2024-05-14 17:23:14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갑작스런 교체가 단행됐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대통령실과의 정면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총장은 검찰 인사가 단행된 다음 날인 1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남은 임기 넉 달 동안 수사를 마무리할 것인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받고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 검찰총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소명 다 할 것"…사퇴설 일축
 
이번 인사로 인해 김 여사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 일체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 검사들과 수사팀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검찰총장과의 사전 조율을 거친 인사였는지, 인사 규모나 시점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엔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의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총장은 해당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5초가량 침묵, 고뇌에 찬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전날 이뤄진 인사에서는 김 여사 관련 사건 지휘부뿐 아니라 검찰총장의 '손발'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간부들도 대거 교체됐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실이 이원석 체제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불신의 씨앗은 이미 오래됐다는 게 검찰 내 중론입니다. 
 
정면돌파 의지…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 불가피
 
이 총장은 지난 3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전담 수사팀 구성과 조속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수사팀 구성 11일 만에 전격적인 인사로 사실상 이 총장과 검찰에게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노골적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이끌던 중앙지검 1·4차장의 교체로 지휘부가 공석이 되면서 수사 차질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총장이 이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내면서 새로 임명된 서울중앙지검장과의 갈등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검찰 내 친윤계로 분류됩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을 친정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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