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만 날았다…유통가 엇갈린 주가
삼양식품·빙그레 등 식음료 관련주 강세
유통 채널은 약세…힘 못 쓰는 호텔주
고물가에 소비심리 위축…지갑 닫았다
2024-06-11 16:58:34 2024-06-11 19:24:5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경기 방어주로 여겨지는 식음료 관련주가 수출 기대감과 성수기 진입 등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백화점과 마트 기업을 비롯해 호텔, 홈쇼핑 관련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주요 유통업체들로 이뤄진 KRX 경기소비재 지수는 0.17% 상승에 그쳤으나, 식품주를 포함한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4.89% 올랐습니다.
 
식음료 업종만으로 구성된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의 상승률은 21.55%에 달합니다. 식음료 업체들은 생활 밀접성 때문에 경기 악화에도 꾸준한 수익을 유지하는 데다 수출 호조로 인한 실적 증가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불닭볶음면 수출 증가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한 달간 99.68% 올랐습니다. 이달 5일 삼양식품이 밀양 제2공장의 생산라인을 5개에서 6개로 증설하기 위한 투자액 확대를 공시하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밀양 2공장 완공 후 예상 생산능력(CAPA)은 올해 18억개에서 오는 2026년 25억개로 37% 증가할 전망"이라며 "생산능력 증분이 커진 만큼 내년 매출액 추정치를 종전 1조9110억원에서 2조1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818억원에서 4049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아이스크림 제조·판매 기업의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빙그레 55.91%, 해태제과식품 44.81%, 롯데웰푸드 25.72%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른 더위와 폭염 예고 등 우호적인 기상 여건과 더불어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등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며 빙과류 판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이밖에 CJ제일제당(8.68%), 대상(19.91%), 동원F&B(15.08%), 오뚜기(12.53%) 등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식음료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홈쇼핑, 호텔 등의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한 달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 8.87%, 7.67%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롯데쇼핑 -9.34%, 현대백화점 -5.7%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도 7.22% 하락했습니다.
 
호텔신라(-6.54%), 파라다이스(-5.39%), 아난티(-4.56%), 롯데관광개발(-0.41%) 등 호텔주는 관광 수요 회복에도 대체로 힘을 못 쓴 모습입니다.
 
호텔신라의 경우 면세점부문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2분기 면세업 회복 기대는 아직 이르다"며 "여행 성수기와 노동절 연휴로 개별·그룹 관광객 추가 회복을 기대하지만, 비자발급과 비행 운임 등 이슈로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계속된 인플레이션에 소비심리도 쪼그라들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해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만 해도 소비심리 회복 조짐이 보였으나 고금리·고물가 지속 영향에 다시 위축세를 보였다"며 "소비자들이 필요 없는 소비를 줄이면서 식음료 외 유통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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