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저축 더한 암보험으로 살길 찾는 생보사
환급강화형으로 손보사와 차별화 전략
2024-06-20 14:08:39 2024-06-21 08:01:3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생명보험사가 보장성 보험인 암보험에 저축성 기능을 더한 환급강화형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130%대 환급을 강조한 단기납 종신보험 열풍이 사그라지자, 높은 보험료로 신계약 실적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입니다. 암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취급할 수 있지만 환급강화형은 생보사 고유 분야이기 때문에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암보험에 환급 기능 강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보장성 기능을 갖춘 암보험에 저축성 기능을 갖춘 환급강화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손보사도 취급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에 생보사 본연의 특성을 살린 종신·저축성 기능을 결합한 형태입니다. 기존 보장성 보험에 높은 환급금이 탑재됐기 때문에 보장성과 저축성 기능을 모두 갖췄습니다.
 
물론 단기납 종신보험 성격을 갖춘 높은 환급금으로 보험료는 높습니다. 대신 사고나 질병이 발생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기존 보장성 보험과 달리, 보험금을 탈 일이 없어도 원금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삼성생명의 '생애보장보험'은 암보험에 종신보험을 결합했습니다. 보험료 납입 중 암 진단을 받으면 이미 낸 보험료를 100% 돌려주고 납입도 면제되는 상품입니다. 보험료 완납 후 암 진단을 받으면 납입한 보험료의 50%를 돌려주고 생활비도 최대 65%를 지급합니다. 보험료 완납 시점까지 질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약 유지 기간에 따라 평균 105.8%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KDB생명은 암 진단금에 사망 보장 기능을 강화한 '더블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습니다.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료가 전액 환급됩니다. 납입면제로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0년 시점 해약환급금은 124%입니다.
 
한화생명도 암과 사망 보장을 결합한 '암플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습니다. 암 진단을 받으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진단금으로 돌려주고 사망 보험금은 2배로 올려줍니다. 납입 기간이 남아도 주계약 보험료 납입이 면제됩니다.
 
생보사들이 보장성 보험인 암보험에 저축성 기능을 더한 '환급강화형'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사진은 3월27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고령화 수요 대비한 연금 기능 결합
 
높은 환급률 대신 연금 기능을 결합한 형태의 보험도 있습니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내가만드는유니버셜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주계약으로 합니다. 특약을 통해 보험료 완납 시점까지 암 진단을 받지 않으면 주계약 적립금에 이어 무사고 보너스를 지급합니다. 사망과 연금을 동시에 보장하는 '확실한플러스종신연금형'은 확정금리를 적용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연금 수령 중 사망하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투자 비중을 최대 72%까지 올려 수익률을 강조한 변액종신보험 '미담'을 출시했습니다. 사망보장은 펀드 운용 실적과 관계없이 사망보험금 발생 시점의 기본보험금과 이미 납입한 보험료 중 큰 금액을 최저 보증 받을 수 있습니다. 해지환급금은 노후 생활비로 활용할 경우는 최저적립금 적용 이율 1.5%를 기준으로 계산된 생활자금을 최저 보증 받을 수 있습니다.
 
DB생명의 '백년친구 간편한 700종신보험'은 가입 조건과 상관없이 가입 7년을 기점으로 주계약 기납입보험료의 100%를 해약환급금으로 보장하는 상품입니다. 해약환급금은 10년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105%~최대 115%를 보장 받습니다. 신용생명지수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등급에 따라 장기유지보너스를 지급합니다.
 
종신보험은 사망까지 상품을 유지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오랜 기간 납부한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실적에 유리한 상품입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사망보장보다는 살아있을 때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보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주력 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생보사들은 환급률 130% 이상인 단기납 종신보험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환급률로 인한 보험사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생보사들은 또다시 실적에 유리한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지표로, 저축성 성격을 띠는 보험이 많을수록 실적에 불리합니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보장성 보험에 기존에 수요가 많았던 저축성 성격을 더한 보험을 내놓았습니다. 암 보험 같은 건강보험으로 실적 개선을 하고 환급률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수요와 높은 보험료를 모두 챙기는 방식입니다.
 
암보험이 속한 제3보험 시장은 원래 손보사 주력입니다. 하지만 종신보험 수요 감소로 생보사들이 이 시장에 참전하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제3보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손보사가 71.3%, 생보사는 28.7%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손보사와 생보사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은 제3보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6%, 24%로 대형사 위주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이 낮아지며 과열 경쟁은 사라졌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은 높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환급강화형 상품 니즈가 있다는 것"이라며 "건강보장에 노후 생활 보장, 해지 환급금이 높은 상품을 결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암보험이 속한 제3보험 시장은 원래 손보사 주력입니다. 하지만 종신보험 수요 감소로 생보사들이 이 시장에 참전하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은 3월 1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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