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내부갈등· 집안싸움 등 잇단 악재로 '흔들'
현대그룹 대출 증명서 결국 제출, 현대건설 누구 품에?
우리은행, 끝내 재입찰 수순 밟나
외환銀 노조, 하나금융 지분 인수 가격 문제 제기
2010-12-14 16:11:04 2010-12-14 18:18:16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현대건설(000720)우리금융(053000)지주 등 대형사들의 인수합병(M&A)이 순탄치 않다.
 
채권단과 입찰기업 간 갈등에 돌발 변수 등 잇단 악재를 만나면서 인수 기업이 바뀌거나 M&A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 현대-현대차그룹 집안 싸움 계속..현대건설, 누구 품에?
 
외환은행(004940) 등 현대건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에게 14일 자정까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이 무담보, 무보증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그룹은 14일 오후에 "제2차 확인서를 발급받아 오후 늦게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그간 제기된 무보증, 무담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대출계약서,  부속서류 제출요구는 법과 양해각서, 그리고 입찰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며, 대한민국 M&A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와 끊임없는 이의제기를 하는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날까지 자료를 내지 않으면 채권단은 양해각서(MOU) 해지 절차에 들어가고 현대차(005380)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현대차는 현대그룹이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 "대출계약서가 아닌 다른 어떤 문서로 증빙사실을 대체해서는 안된다"며 "마감시한이 지나면 채권단은 사태가 조속히 종결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서류 접수 후 이를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채권단 기준에 충족한다면 M&A는 순조롭게 진행되나, 지난 1차 서류 제출과 같이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기한 연장없이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 조속민영화냐, 자금 회수 극대화냐..우리은행 민영화도 차질 예상
 
오는 20일 예비입찰을 앞두고 순탄할 것 같았던 우리금융(053000)지주 매각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최대 10조원의 투자자금을 모았다고 주장한 W컨소시엄, 우리사랑컨소시엄이 입찰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두 컨소시엄은 "유효경쟁이 성립되기 위해 28.5% 이상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야 하면서 가격이 높아져 예비 입찰에 불참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어 "우리금융측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경영권이 아닌 민영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서 보듯 M&A에서 일반적으로 10%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데, 두 컨소시엄은 약3~5%대 프리미엄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해도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두 컨소시엄의 한계도 지적된다. W컨소시엄은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우량고객으로 구성됐고, 우리사랑컨소시엄은 우리사주조합 등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모펀드와 같이 일률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모래알처럼 각자 이해 관계가 다르다 보니 '컨소시엄에서 빠지겠다'는 일부 투자자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에서는 조속한 민영화를 위해 유효경쟁 지분률을 낮추고 경영권 프리미엄 역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맞서있다.
 
당국은 입찰 기준 완화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지 못했다. 결국 오는 20일 예비입찰은  유찰 후 재입찰되거나 당국이 나서서 남은 지분을 블록세일(대량 판매)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 '하나금융 인수 반대' 외환銀노조 "인수가격 6조원대' 주장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가격은 발표된 4조6888억원이 아닌 6조원을 넘는다"고 14일 주장했다.
 
노조는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에 따른 추가 발생금 5745억원 ▲ 론스타 세금 선대납 5465억원 ▲ 확정수익보장 주당 850원에 따른 인수자금 최고 3140억원 ▲ 3월말까지 딜이 종료되지 않을 시 필요한 추가매매대금 약 739억원 등 총 1조5000억원 정도가 더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태그얼릉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론스타의 세금 대납도 국세청의 과세에 상관없이 사실이 아니다"며 "확정수익보장금은 이미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밝혔고 딜도 3월 이전에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 태그얼롱(tag along)  : 대주주가 보유지분을 3자에게 매각할 때, 2,3대 주주가 1대 주주에게 같은 조건으로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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