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파노라마)'검찰청 폐지'의 역설…공수처 '검사 직무' 근거는?
공수처법 손질할까…검사 '수사·기소' 직무 어떻게 담을까 관건
2026-02-04 17:50:58 2026-02-04 17:50:58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하는 건 공수처 검사의 직무에 관해서입니다. 공수처 검사의 직무는 그간 검찰청법 4조를 준용해 규정돼 왔습니다. 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청 폐지 논의는 공수처가 기존 검찰청법을 그대로 준용해도 되는지에 관해 의문을 낳게 합니다. 현재 공수처 검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행사하고 있어, 신설될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맞춰 공수처법도 직무 근거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법 개정 등 고민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2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진=뉴시스)
  
검찰청 폐지는 검사의 수사·기소 권한을 분리해 막강한 권력을 약화하자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검찰청이 폐지되면 수사·기소를 다 할 수 있는 검사는 공수처 검사만 남게 됩니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공소청법에 있는 규정들을 공수처가 준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수처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 직무,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됐습니다. 그런데 현행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무는 범죄수사,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소청법·중수청법이 제정돼 검찰청법을 대체하게 된다면 공수처 검사의 직무 수행 근거 자체가 사라지는 법적 공백이 발생하게 됩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검찰청법 폐지로 인해 발생하는 공수처 검사의 직무 규정을 보완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에 없는 규정들은 검찰청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청법이 사라지면 중요한 규정 상당 부분을 적용하지 못하게 된다"며 "공소청의 경우 수사권과 기소권이 명확히 분리되지만, 수사와 기소를 같이 하는 공수처 검사의 직무도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어 관련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2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모습. 당시 채해병특검이 직무 유기 등 혐의로 오동운 공수처장에 대한 기소 검토에 들어갔다. (사진=뉴시스)
 
법조계에서는 공소청·중수청법 신설에 맞춰 공수처의 직무 규정도 독립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수처가 검찰 견제 기구로서 탄생한 만큼, 수사 권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수사·기소 범위를 명확히 하고 조직 규모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공수처는 12·3 계엄과 관련해 윤석열씨를 체포·기소 과정 등에서 수사·기소 범위가 일치하지 않아 겪었던 혼선을 근거로 '권한 일치'를 주장해 왔습니다. 민주당 역시 지난해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공수처의 수사·기소 권한을 확대하는 등 공수처법 개정안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공수처법 개정안엔 판검사 및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이 범한 모든 범죄를 고위공직자범죄로 확대하고, 공수처 행정직원 정원을 20명에서 일부 증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최근 공소청·중수청 신설 이슈에 밀려 정체된 상태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공수처를 폐지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견제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공수처법 조항을 일일이 손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필성 변호사는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수사 권력 견제기구로서) 없앨 수 없는 기관"이라며 "수사·기소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수사기관들과의 관계, 공수처 직원들 숫자까지 못이 박혀있는 부분들을 관심 가지고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사·기소에 대한 직무는 공소청·중수청법에 규정된 직무 범위를 준용하되, 수사 범위는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공수처 출신의 한 변호사는 "중수청법이 신설되면 관련 수사 규정을 준용하도록 개정할 수는 있겠으나, 핵심은 고위공직자 범죄의 수사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느냐"라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기관 간 '수사권 줄다리기'가 빈번한 만큼, 각 수사기관이 담당할 범죄 영역을 명확히 구획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짚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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