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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5년 전 상품 출시와 더불어 대환대출 서비스까지 합세해 여신 성장 속도를 빠르게 키웠으나, 성장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당국 눈치를 보면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주담대 대신 개인사업자 대출에 초점을 맞춘다. 다만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포용 의무와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우여곡절 끝 주담대 5년 차
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조5000억원이다. 직전 분기에 비해 1조10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총대출은 전년 말 대비 3조7000억원 확대돼 절반 가량이 주담대 몫인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2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출시 당시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챗봇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적 낮은 금리가 경쟁력이었다. 당시 주택구입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상환,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최대 6억3000만원까지 대출이 실행됐다. 변동금리 기준 2% 후반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한 것이 가장 큰 유인책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빠르게 불어나 2022년 말 1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2.7%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황금기는 2024년부터 본격화했다. 2023년 5월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전월세보증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까지 대환 범위를 확대하면서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 차원에서 대환대출이 장려됐지만, 카카오뱅크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책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가운데 62%가 대환대출을 통해 유입됐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의 고객 이동도 두드러졌다. 2024년 초 혼합금리 연 3%대 상품을 내놓으며 금리 경쟁력까지 더해 주담대 잔액은 단기간에 급증했다.
특히 지난 2024년 대출 억제 정책과 인터넷은행 혁신성에 대한 비판에도 카카오뱅크 주담대 잔액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말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조2000억원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열 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많게는 3개월 만에 2조원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성장 축 이동…가계대출 압박 속 선택
다만 주담대 중심의 고속 성장은 한계에 직면했다. 지난 2024년 등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대환 대출을 겨냥한 비판이나 가계부채에 대한 압박과는 달리,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도 강력해진 탓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를 비롯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서비스 개시를 기다리는 ‘오픈런’을 하는 현상도 나타났으나, 올해 포트폴리오의 중심은 주담대가 아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이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의 여신 성장 목표치는 아직이나, 여신 성장 중심축은 전환하면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신을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총여신은 전년 말 대비 9%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정책자금대출, 즉 보금자리론이나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 상품 위주로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잔액 순증의 30% 이상을 개인사업자가 차지해 가계대출 관리 부문은 개인사업자 증가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은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1조9000억원 대비 63.2% 급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여신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정책자금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건전성 관리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자 인증서를 통해 진행되며, 기업 대출로 분류된다. 부실 자산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주담대에 비해 비교적 높다. 주담대는 비교적 확실한 담보를 잡고 대출을 실행한 데다, 장기에 걸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수도권 및 규제지역은 15년에서 30년, 그 외 지역은 15년에서 40년 중 상환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 확대, 건전성 부담으로
다만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포용과 더불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은행은 신용대출 내 중저신용자 실행 비중을 지켜야 한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18조38000억원으로 이 중 4조9000억원, 32.1%가 중저신용자에게 실행됐다. 신용대출 중 일부 차주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가계대출 대비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지표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개인 여신 고정이하자산비율은 0.52%인 데 비해 개인사업자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2%로, 0.1%p 높았다. 특히 1개월 이상 연체의 경우 개인사업자대출이 1.5%, 가계대출 0.44%를 기록했다. 추이 자체도 갈려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의 경우 3개월만에 1.29%에서 0.21%p 폭증했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포용 등을 주요 가치로 출범한 만큼, 지속가능성을 갖추려면 부실 위험이 낮은 자산을 쌓을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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