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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1일 17: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시 호황으로 기업금융(IB) 시장에서는 주식자본시장(ECM)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미뤄졌던 기업공개(IPO)가 재개되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역시 ECM 주관 역량에서 나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2026년 ECM 시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IPO가 향후 기업들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주식자시장(ECM)에서 유상증자는 오랫동안 기업공개(IPO)에 밀린 차선책으로 인식돼 왔다. 채권 발행이나 금융권 차입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에 가깝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그러나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형·중소기업까지 유상증자 행렬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다만 증자의 성패는 결국 조달 자금의 사용 방향성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조달 갈급한 바이오 기업, 유상증자로 방향 전환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뮨온시아(424870)는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증자에서 이뮨온시아는 현 발행주식 총수의 약 23%에 해당하는 1683만200주를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7130원으로, 오는 4월까지 발행 조건을 확정한 뒤 5월 중 발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이다. 기업공개(IPO) 당시 최대주주인
유한양행(000100)이 보유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공모주 100%를 구주매출로 구성했다.
공모 자금이 전액 회사로 유입되는 구조는 아니었지만, 유통 물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최대주주 지분 약 67%에 3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되면서 IPO를 통한 직접적인 자금 조달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진=이뮨온시아)
재무 부담은 상장 이후 빠르게 드러났다. 이뮨온시아는 2024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1100억원을 넘어섰고, 자본잠식률은 46.58%에 달했다. IPO로 329억원을 조달하며 일시적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했지만,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 276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결국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자금 조달을 선택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호조와 면역항암제 섹터 강세 속에 주가가 IPO 공모가의 세 배를 웃도는 1만원대까지 상승한 점도 증자 결정을 뒷받침했다.
이뮨온시아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모두 운영자금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뮨온시아는 조달 자금을 전액 운영자금으로 투입해 임상 진행과 연구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주식 가치 희석에 따른 소액주주 반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채권 막히자 주식으로…유상증자 급증 배경
지난해 자금조달 시장에서 유상증자는 시장을 선도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작년 국내 기업들의 유상증자 액수는 총 10조302억원으로 직전 년도 대비 113.3% 급증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LS마린솔루션)
채권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역시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기업들의 채권 조달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의 중심축이 채권에서 주식 발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증시 활황은 기업들로 하여금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케 하는 원동력이 됐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상증자는 대기업에서 중형·중소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한온시스템(018880)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2년 장기 신용등급이 AA-(부정적)로 강등 당한 바 있다. 수년간 이어진 설비투자로 가중된 재무 건전성 악화가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한온시스템은 9834억원을 조달하며 숨통을 틔웠고, 주가 역시 유상증자를 결정한 당시 3000원대 보다 높은 46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결국 관건은 '조달 자금 사용처'
원래 유상증자는 ECM 시장에서 IPO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조달 수단이었다. 채권이나 대출이 막힌 기업이 선택하는 차선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각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등급은 AA-(긍정적)로 채권 발행이나 은행 대출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오는 2028년까지 11조7000억원 투자 계획을 맞추기 위해선 채권 발행은 한계가 있었고 은행권 대출도 현실성이 없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시장에서도 초미에 관심사였다. 대형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칠 영향부터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향후 시장 전반의 방향성이 정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는 '유상증자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낳으며 이후 시장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발행사 역량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같은 경우 K방산의 지속적인 확대가 시장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얻었다. 뒤를 이어 진행된 포스코퓨처엠과 삼성SDI 유상증자 역시 배터리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점에서 통했다.
반면 이차전지 기업
금양(001570)은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추진하다 철회했다. 신규 공장 건설과 운영 자금 조달이 목적이었지만, 증자 과정에서 2024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으며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 많은 유상증자의 목적이었던 채무 상환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유상증자는 호응을 얻기가 어렵다"라며 "사업 역량 확대 가능성이나 신사업 확대 등의 목적의 경우에서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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