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지상군 투입까지 포함한 장기전을 시사하면서 철강·석유화학 업계에도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초 단기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료 수급 차질 등으로 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미국과 이란간 공격 수위가 높아지며 확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미 정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게릴라성 공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각)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전날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스라판에는 카타르 최대 LNG 생산시설이 위치해 있습니다. 앞서 카타르 국방부는 이란 드론 두 대가 수도 도하 남쪽 메사이드의 발전소 물탱크와 북부 라스라판의 에너지 시설을 각각 공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정유시설도 공격 여파로 일부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지난 2일 드론 공격을 받은 라스타누라 정유시설 일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스타누라에는 중동 최대 규모로 알려진 아람코 정유시설이 위치해 있으며 하루 5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란이 중동 주변국의 에너지 시설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국내 철강·석유화학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철강업계는 전력·연료비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석유화학업계 역시 이와 더불어 나프타(NCC) 등 석유 기반 원료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70.7%, LNG의 20.4%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합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 영향으로 급등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일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3.66달러 오른 배럴당 81.40달러로 마감하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3.33달러 상승한 배럴당 74.56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 동안 완전히 폐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15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류비 상승도 변수로 꼽힙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대신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기존 해상 운임 대비 50~80%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전력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또한 해협 봉쇄로 인해 운임 비용까지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