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박진석 기자] 경찰 수사에 불만을 가져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 심의를 신청한 사건수가 지난해 6223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15% 오른 수치입니다. 수사심의위에 접수된 사건 10건 중 1건(11.4%)은 보완·재수사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전년보다 4%포인트 오른 겁니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 증가,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 제도 폐지로 인한 사건 고소·고발 사건 증가 등 구조적 이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는 검·경 수사권 조정 후 2021년 경찰 수사권 남용의 보완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소인·고발인 등은 경찰의 조사·수사 절차,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이 현저히 침해됐다고 판단하는 경우 경찰관서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뿐 아니라 수사 전문가, 변호사, 교수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해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4일 <뉴스토마토>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2024년 5367건이던 신청수는 지난해 6223건으로 15.9% 올랐습니다. 수사심의위 제도가 도입된 2021년(2131건)과 비교하면 5년새 약 3배 증가한 겁니다.
수사심의위 신청 사건이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경찰의 조치로 이어지는 사건도 늘었습니다. 수사심의위 결과는 크게 △보완·재수사 지시 △신속처리지시 △부서·관서·이송·재지정 지시 △현지시정·교육으로 분류되는데, 경찰청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수사심의위 결과를 그대로 따릅니다.
2025년에 수사심의신청 사건 6223건 중 경찰 조치로 이어진 사건은 877건(14.09%)으로 전년도(10.9%)보다 약 4%포인트 늘었습니다.
특히 수사심의위 개최 결과 보완·재수사 지시로 결론난 사건이 전년보다 4%포인트 올랐습니다. 2024년에 5367건 중 406건(7.6%)에 대해 보완·재수사 지시가 이뤄진데 반해 2025년에는 전체 수사심의위신청 사건 6223건 중 711건(11.4%)이 보완·재수사 지시가 이뤄졌습니다. 보완·재수사 지시 숫자만 비교하면 전년보다 75%(406→711건) 늘어난 겁니다.
경찰 수사심의위 신청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 증가,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 제도 폐지로 인한 사건 고소·고발 사건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소·고발 반려 제도는 경찰이 민원인 상담을 거쳐 범죄 구성 요건이 불충족하거나, 수사 실익이 없는 경우 고소·고발을 반려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최순호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확보한 이후 불송치 건수가 2021년 39만 건에서 2024년 55만건으로 14만건 급증했다"며 "경찰이 수사와 종결을 모두 하는 구조에서, 국민이 불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수사심의위원회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 교수는 "2023년 경찰이 고소·고발 반려 폐지로 사건 접수가 50% 폭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시도경찰청에 접수된 고소·고발 건수는 68만5672건으로 2023년(48만4865건)보다 약 20만건 늘었습니다.
전국 최대 지방경찰청인 서울경찰청 외관. (사진=연합뉴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 수사심의위는 경찰 수사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이 일종의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경찰 수사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경찰이 수사 결과를 통보할 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수사심의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에도 수사 인력 부족에 따른 수사 품질 저하,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 심화, 제도 인지도 확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수사심의위 사정을 잘 아는 경찰청 관계자 A씨는 "경찰 수사심의위 신청 사건이 늘어날 경우 일선 경찰은 일이 많아져 힘들 수 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이 경찰 수사관의 수사 종료 후 송치, 불송치 여부를 결정한 전반적인 과정, 즉 수사가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더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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