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중화통신)트럼프 애태우는 중국?…관영매체 통한 우회 비판
'양회' 성료에는 자화자찬…AI에 대규모 투자 단행
2026-03-16 16:55:06 2026-03-16 18:55: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억지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개시한 이란에 대한 공습이 점차 '오리무중' 국면으로 접어들자 호르무즈 해협 군함 배치에 동참해 달라는 터무니없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트럼프가 콕 집어 지목한 국가는 한국, 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 등 5개국. 이 중 미국의 동맹국이 아닌 중국을 포함시킨 배경에 세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에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은 우회적으로 불편함을 표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16일자 지면 1면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여러 국가들에게 (군함 배치를) 요구를 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은 얻지 못했다'는 부제도 달렸습니다. 
 
중국 <환구시보> 16일자 지면 1면 모습. (사진=환구시보 지면 캡처)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가 지난 12일 막을 내린 이후 '중국의 근성이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양회에 대한 열기는 안정과 정치에 대한 전 세계의 열망을 보여준다' 등의 제목으로 양회의 성과를 홍보하던 것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중국 언론들은 자국 정부의 입장을 전하기보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항공모함을 계속해서 동지중해에 배치할 것"(프랑스),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일본), "한미 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갈 것"(한국) 등의 각국 입장들을 열거하면서 "아직까지 (미국의 요구에) 공개적으로 응한 나라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게 도움을 구걸하고 있다"는 이란의 반응도 함께 전하며 미국의 행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은연중에 내비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오직 우리의 적에게 속한 선박·유조선들과 그들의 동맹국에만 폐쇄된 것"이라는 이란 외무장관의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점도 트럼프의 요구의 논리적 근거가 부족함을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언론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현상도 함께 다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4일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공중급유기 5대가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보도"라며 가짜뉴스로 치부한 사실을 거론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뉴욕타임스(NYT)와 WSJ를 필두로 한 저질 신문들과 미디어들이 사실상 우리가 전쟁에서 패배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직격한 바 있습니다. 
 
다만 <환구시보>는 15일 영문판 사설에서 '누군가 불을 질렀고, 이제 세계에 불을 끄는 것을 도와달라며 비용까지 나누자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라고 일침하며 다소 높은 수위의 비판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연기할 수도"…중국은 '침묵'
 
친히 지목한 국가들의 미온적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압박에 나섰는데요. 그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에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며 "2주는 긴 시간이다.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내에서의 기자회견에서도 "호르무즈 연합에 참여할 국가가 7개국"이라면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 사안의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미국과의 무역 협상,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의 소식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의제 협의 등을 위해 만났고, 이날에도 추가 협상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새로운 현안으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중국 <인민일보> 13일자 지면 1면 모습. (사진=인민일보 지면 PDF 캡처)
 
한편 <인민일보>, <광명일보>, <중국청년보> 등 주요 일간지들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 등 양회의 주요 성과들을 정리하는 일환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들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전인대 회의에서는 정부 업무보고 초안, 15차 5개년 계획 개요 초안, 2026년 예산안 등 11개 안건이 가결됐는데요.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5%로 낮춘 대신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의 발전을 통한 산업 구조 전환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민일보>가 16일자 지면에서 총 2개 면에 걸쳐 재소개한 정부 업무보고 전문에서는 AI가 52회 언급됐고, 1조위안(16일 기준 한화 약 217조원) 규모의 국가창업투자유도기금 신설과 2030년 AI 10조위안(약 2200억원) 산업 육성 목표가 제시됐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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