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6·3 지방선거 공천에 전권을 위임받고 복귀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공천 배제) 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박형준 부산시장의 컷오프를 둘러싸고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당 안팎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위원장이 현역 광역단체장 첫 컷오프에 나선 것을 두고 속내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압박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오 시장이 또다시 버틸 땐 후보 등록 기회를 아예 봉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지방선거 공천 컷오프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진우 단수 공천설까지…갈등 최고조
'물갈이 공천'을 예고했던 이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현역 광역단체장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에서 현역 지자체장이 컷오프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번 결단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보수의 심장인 영남을 시작으로, 서울 등까지 공천 물갈이가 대대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김 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한 이 위원장은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접수를 받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한 사람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아닌 정치 변화의 문제"라며 "안전한 자리일수록 먼저 문을 열고 기득권이 강할수록 먼저 변화를 선택하며, 익숙한 정치일수록 더 과감히 흔드는 것, 그것이 지금 국민께서 정치에 요구하시는 진정한 변화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심의(공관위) 결정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공심의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했다. 지금부터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관위의 행보에 다른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들 사이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왔습니다. 대구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6선)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중진에게 컷오프를 한다면 중진들 다 국회의원을 그만두게 할 것인가"라며 "컷오프 당할 정도로 당에 쓸모가 없다면 그 사람들 왜 당에 두는지 반문하고 싶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 회의에선 부산시장 공천 방식을 두고 공관위원들 간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위원이 현역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 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박 시장은 해당 내용을 비판하며 "이 위원장이 혁신 공천이란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산은 경선을 하는 것이 맞고,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도부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주진우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형준 시장과 새로운 비전으로 당당히 경쟁하겠다"며 경선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장동혁 2선 후퇴 없다…'재재접수' 오세훈 선택은
관전 포인트는 5선에 도전하는 오 시장의 출마 등록 여부입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17일까지 추가 공천 접수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는 오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로 추가 접수할 기회를 다시 한번 준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한 목표가 선거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모시는 것"이라며 "방법은 저희가 결정하는 것이며, 오 시장은 현직 시장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이자 서울 시민에 폭을 넓히는 게 공관위 도리라 생각해 추가로 공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다시 공관위원장으로 복귀한 후 첫 행보로 서울시장 후보 접수 공고를 추가로 진행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접수는 지난 8일과 12일 두 차례 진행했지만, 오 시장이 지도부의 변화를 촉구하며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요. 이로 인해 17일 하루 동안 3차 접수 일정을 추가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특정 인물이 추가 후보 등록을 할 수 있게 사전에 예고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행보인데요.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에 대한) 예우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어려울 때 발 빼는 '선사후당' 모리배 정치"라며 오 시장을 비판했습니다.
전날까지 오 시장은 "공천 신청은 항상 열어두는 것"이라면서 "당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우선"이라고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선 '절윤(윤석열 절연)' 결의문 후속 조치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인적쇄신 등을 거듭 요구했는데요. 그러나 현 장동혁 대표 체제의 2선 후퇴 요구에 대해선 당 지도부와 입장차만 거듭 확인한 모습입니다. 3차 추가 접수까지 하지 않는다면 기회가 봉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을 의미하는 선대위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장동혁 대표를 2선으로 물러나게 하는 혁신 선대위라면 동의할 수 없고, 받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강성 유튜버 고성국씨와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의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없었는데요.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임기가 끝난 박 대변인의 재임명 안건에 대해서는 "이날 재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사전회의에서 대표가 갈등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유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의 고민도 커질 전망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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