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통제 부실 '늑장 징계'…퇴임한 이사장에 3개월 직무정지
2026-03-30 06:00:00 2026-03-30 08:11:21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부통제 부실 책임이 있는 이사장이 퇴임한 이후에야 3개월 직무정지라는 징계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이사장은 용인 신갈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다수 금고가 연루된 금융사고 관련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데요. 중앙회에서는 사법부 판단을 기다린 결과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금고 자체적인 자정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사고 징계 '하세월'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지난해 11월 울산 소재 새마을금고 지점장 A씨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수재 등의 죄) 위반 등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하고 4억47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A씨는 다수의 대출 브로커와 공모해 대출금 360억원 가운데 68억원을 무단 송금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와 대출 브로커들은 3개 금고 소속 직원 약 10명과 공모해 총 65억원을 임의로 지정한 계좌로 무단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지점 직원과 함께 3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대출 협약서에 명시된 자금 집행 절차와 사용 용도, 관리 기준 등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용인 신갈 주상복합 개발사업 담보대출 업무협약서'에 따르면 해당 대출금은 토지 매입대금과 금융비용 등 사업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집행 시에는 반드시 대주단의 승인을 거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금 인출에 동의한 3개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을 자금관리계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른 계좌로 송금한 데다 집행 과정에서도 대주단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2023년 10월 A씨의 불법 대출수수료 수취 등 비위 사실 정황을 포착하고, A씨가 근무하던 새마을금고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금고 이사회와 중앙회는 A씨에게 △금전 수수 발생에 대한 감독 소홀 △공동 대출 부당 취급 △사후관리 부적성 △자산건전성 분류 부적성 등 사유로 '징계면직'을 집행했습니다. 징계면직은 횡령이나 배임, 고객과의 사적 거래 등 중대한 비위가 발생했을 때 적용되는 최고 수위의 해고 조치입니다.
 
당시 이사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나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사장 B씨에 대한 징계 논의는 지난해 5월12일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되는 중앙회 검사 과정에서 뒤늦게 본격화됐습니다. 중앙회 산하 금고감독위원회는 A씨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B씨에게도 있다고 판단해 같은 해 12월15일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통보했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5년이 지나서야 중앙회가 대응에 나선 셈입니다.
 
그러나 해당 이사장은 이미 같은 해 3월20일 퇴임한 상태였습니다. 중앙회는 퇴임한 이사장에게 직무정지를 내리면서 실효성이 없는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앙회 측은 "이사장이 직무정지를 받으면 차기 이사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중징계에 해당한다"면서 "2023년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지난해 11월 법원의 판단으로 혐의가 확실시된 뒤에 이사장에게도 책임을 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 A씨가 징계면직을 받을 때 이사장에 대한 징계도 함께 진행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특히 사법적 판단이 나온 이후에야 징계가 내려졌다는 점에서 중앙회 내부의 문제의식과 사안 인지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회 차원에서도 해당 사건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자체적으로 선제 대응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국회 행안위 관계자는 "취재가 이뤄진 뒤에야 대응한다면 누가 자체 조사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자체적인 내부통제와 조사 능력이 부족해 관리·감독이 허술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발생한 지 5년이나 지났다는 점에서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할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PF 대출 관리 부실
 
이번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금고는 총 3곳입니다. A씨와 브로커들은 이들 금고 직원들에게 자금을 브로커의 계좌로 이체하며 책임론에 휘말렸습니다. 대주단의 승인 없이 집행했을 뿐만 아니라 자금을 자금집행계좌로 이체해 관리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됩니다.
 
기업금융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는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출금이 용도에 맞게 사용되도록 대출실행계좌와 자금관리계좌를 분리해 운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출금이 집행되면 먼저 대출실행계좌로 입금되고, 이후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자금관리계좌로 옮겨진 뒤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금고들은 대출금이 실행된 후에도 자금관리계좌로 이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고인들은 대출약정서의 자금관리계좌란에 계좌번호가 명시돼 있지 않은 점을 악용해 자금을 브로커 계좌로 이체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금고들은 대출금이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 용도를 검토하고 대주단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러한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자금을 이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출금 관리와 집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금고들에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중앙회 측은 "기존에는 서민금융 등 소액 금융만 취급했으나 2020년부터 PF 대출 등 규모가 큰 대출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당시에 체계화된 매뉴얼이 없었다"며 "관리·감독이 지금보다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행안위 관계자는 "일단 대출을 시작한 뒤 제도를 보완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사로서는 이런 방식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중앙회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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