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MBK, 고려아연서 또 고배…NH투자증권도 덩달아 진땀
소액주주가 가른 이사회 9대5, 인수전 장기화 현실로
6000억원 묶인 NH투자증권, 수익이냐 안정이냐 갈림길
"수익과 안정성 사이"…윤병운 대표 패키지 딜 시험대에
2026-04-01 06:00:00 2026-04-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0일 16: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MBK파트너스가 올해도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당면한 과제는 다시 인수금융 연장 여부가 됐다. 고려아연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에 인수금융을 제공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와 '패키지 딜'을 통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지만,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무게추가 옮겨간 지금, 이 협력 관계는 점차 부담스러운 짐으로 변하고 있다.
 
소액주주가 갈랐다…이사회 9대5, 고려아연 '완승'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영풍·MBK 연합)는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주요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한다.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수와 의결권 있는 주식 수가 여러 차례 바뀌었고, 이사 선임 안건에서 표 차이도 크지 않았던 만큼 흠결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주총회 이사 선임 표결에선 고려아연이 3명의 이사 선임에 성공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 이사가 9명, 영풍·MBK 연합 측 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시장에서 전망된 8대6 구도보다 고려아연 측에 더 표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이사 선임 표결에서 고려아연 측 인사가 득표 순위 1~3위를 독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국민연금이 기권했음에도 소액주주 표심이 현 경영진으로 집중된 결과다.
 
영풍·MBK 연합의 이사회 장악은 내년에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앞서 연합 측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 6명 이상을 진입시켜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점유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현 경영진 지지가 재확인된 데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으로 내년 주총에서의 이사회 장악 역시 어렵게 됐다.
 
오는 2027년 정기 주주총회에선 이사 12인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1인이 선출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 아래 지분율이 엇비슷한 양측은 이사 선출에서 각각 6석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 감사위원 선출에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최대 3%까지만 행사되는 탓에 고려아연 측이 유리하다.
 
이를 종합하면 고려아연 측은 올해 확보한 3석에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출될 감사위원 1석, 내년 주총에서 추가할 6석을 합쳐 이사회를 10대9로 앞서며 2029년까지 과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전 수렁에 빠진 MBK, 6호 펀드도 '흔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사회 장악에 실패한 MBK파트너스는 이제 다시 인수금융 조달이란 과제를 풀어야 할 처지가 됐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5월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조건은 크게 불리해졌다. 규모는 기존 1조5785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었고, 금리는 연 5.7%에서 6.2%로 올랐다. 담보유지비율(LTV) 조건도 추가되면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167만6231주가 담보로 잡혔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선언한 2023년까지만 해도 고려아연 인수금융 제공은 단기적인 딜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가 사실상 장기전으로 흘러가면서 딜의 리스크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딜의 안정성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합병(M&A)에 투입되는 6호 펀드 운용 자금이 수조원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고려아연 인수에 투입된 MBK파트너스 6호 펀드는 지난해 11월 가까스로 3차 클로징을 마쳤다. 당초 지난해 1분기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그해 3월 홈플러스 사태가 터진 이후 국내 연기금·공제회가 출자를 철회하면서 11월에야 8조원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경영권 인수 전망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3월 주총에서 소액주주 표심의 상당수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 쪽에 쏠렸다. 게다가 고려아연 이사로 등재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올해 초 구속영장이 청구돼 조사를 받은 만큼 경영 참여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결국 MBK파트너스에 제공된 인수금융은 오는 4월 불리한 조건 속에 다시 재평가를 거쳐 만기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패키지 딜'의 그림자…윤병운 리더십도 '시험대'
 
지난 25일 NH투자증권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최대 관심사였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 의제에서 빠졌다. 현 대표인 윤병운 대표는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을 둘러싼 그룹 차원의 논의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후임이 선임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사진=NH투자증권)
 
윤 대표는 NH투자증권에 '패키지 딜'을 정착시킨 인물이다. 정영채 전 대표부터 시작된 NH투자증권식 패키지 딜은 NH투자증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번 MBK파트너스 딜도 윤 대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작 책임을 질 대표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NH투자증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현재로서는 MBK파트너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인수금융 시장을 당장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인수금융 연장 여부을 MBK파트너스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합병(M&A) 시장 변화에 따른 조건 변경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A 시장이 저조한 상황에서 인수금융 연장 유무는 현재로서는 차입자인 MBK파트너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라며 "차입매수(LBO) 등 관련 제도 변경이나 인수 계획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조건 변경이 있을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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