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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일 16: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계양전기(012200)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주주들의 주주총회 현장출석을 의무화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 흐름에 따라 주총 쏠림현상으로 주주 권익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현장주총과 함께 온라인 주총을 병행해 진행하는 흐름과는 역행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사항을 반영해 이사회 독립적 운영을 공식화한 점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계양전기가 주주권익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주총 현장출석을 의무화한 이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계양전기)
'현장 소통' 가장한 정관개정에 '논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계양전기는 이번 정관 개정에서 제20조(소재지와 개최방식) 제2항을 신설했다. 해당 조항은 '회사는 총회일에 주주가 소집지에 직접 출석하는 방식으로 총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정관 개정을 통해 주주들이 주총 현장에서 경영진에게 사업 현안에 대해 직접 질의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주주 소통의 질을 높이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대면 주총 원칙은 비대면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주 의사 표출의 제약을 해소하고, 경영진의 책임 경영을 촉진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반면 최근 온라인 병행 주총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와는 역행하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이 온라인 주총을 현장 주총과 동시에 실시하면 같은 날 기업 주총이 여러 건 겹쳐 현장에 가지 못하는 주주들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발언 기회를 얻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계양전기가 주총 현장 출석을 정관에 명문화한 것은 오히려 기업 주총 쏠림현상을 이용해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장 주총을 의무화한 것과는 별개로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있었다. 이사회 내부의 견제 시스템인 감사위원회 구성 방식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계양전기는 정관 제36조(감사위원회의 구성) 제4항을 개정해 감사위원 중 2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도록 명문화했다. 기존에는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발했지만, 개정 뒤에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처음부터 별도로 선출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제36조 제7항을 통해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을 명확히 기재했다. 계양전기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해성산업(034810)이 34%를 보유하고 있으며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이 5.97%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분구조 아래 3%룰을 정관에 명시한 것은 대주주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감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대다수 소액주주의 의사가 반영된 인물이 감사위원을 맡아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억대 횡령사건 뒤로하고 '투명성' 제고될까
이같이 회사가 정관을 개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22년 세상에 드러난 대규모 횡령 사고다. 당시 재무팀 차장급 직원 김 모씨는 2016년부터 약 6년간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계양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가 빼돌려 발생한 연도별 불법행위미수금 기초 잔액은 2017년 6억원에서 2021년 17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횡령액이 추가로 인지되면서 최종적인 횡령액이 208억원까지 확대된 바 있다. 회사는 관련 미수금에 대해 전액 손실충당금을 설정했다.
김 씨는 자신이 회사의 자금 관리와 회계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재무팀 직원이라는 점을 악용했다. 그는 은행 잔고 증명서를 위조해 외부 감사인과 회사를 속였으며, 재무제표의 현금및현금성자산 수치를 허위로 기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횡령한 자금 대부분은 해외 도박사이트 베팅과 가상화폐 및 주식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사건이 세간에 드러난 뒤 장기간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회사는 감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 전사적 자원 관리(ERP)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재발 방지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왔다. 다만 주총 시 주주 현장출석을 의무화한 것에 대해서는 소액주주를 보호하려는 상법개정 흐름과 역행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계양전기 측에 주총 현장출석을 의무화한 이유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계양전기는 지난해 해당 횡령사건과 관련해 100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해 금전적 손실 일부를 보전했다. 일각에서는 해성산업과 단재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도합 40%에 육박하는 지배구조 특성상 소액주주들이 권익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지만, 이번 정관 개정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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