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2주간 휴전에 코스피 급등
중동발 불확실성 완화, 코스피 7% 반등·5900선 회복
'반도체' 삼전닉스 '중동재건 기대 반영' 건설주 강세
단기 휴전 불확실성 여전…2주간 협상에 증시방향 달려
2026-04-08 17:42:44 2026-04-08 17:47:30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중동발 전쟁 공포에 짓눌려 있던 국내 증시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 소식에 폭등장을 연출했습니다.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는 7% 넘게 치솟으며 5900선을 회복했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도 최고가 수준을 되찾으며 증시 반등을 견인했습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309.92포인트(5.64%) 오른 5804.70에 출발해 장중 7.73% 급등하며 5900선(5919.60)을 되찾았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4358억원, 2조711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특히 지난 14거래일 중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매수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개인은 5조4135억원 순매도했습니다. 급등장 속 변동성 완화 장치도 가동됐습니다. 개장 직후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닥150 선물이 각각 6%대 급등하면서 두 시장에서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이번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가 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8시로 정한 협상 최종 시한을 1시간 30분가량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2주간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도 즉각 협상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한 달 넘게 이어지던 중동발 불확실성 장세가 완화됐다는 평가입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대면 협상 일정과 장소, JD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참석자들이 구체화되면서 실질적인 종전 협상에 기대심리가 유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는 가격에 반영되고 호재에는 민감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이 들려오면서 대기 매수세가 폭발했다"고 했습니다.
 
국제유가와 환율도 안정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입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장중 15% 이상 내리며 90달러선까지 떨어졌고, 원달러환율도 전일 주간 종가 대비 30원 넘게 하락(33.6원)하면서 1470.6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환율이 1480원 아래로 내린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20거래일 만입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 강세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코스피 거래대금 35조원 중 40%(약 14조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는 7.12% 오르며 21만원대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도 12.77% 뛰며 '100만 닉스' 타이틀을 되찾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5% 넘게 폭등하며 '110만닉스' 고지를 밟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중동 재건 기대감이 반영되며 건설(19.38%) 업종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대우건설(047040)·GS건설(006360)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현대건설(000720)DL이앤씨(375500)도 20%대 급등했습니다. 반면 전쟁 수혜주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64%), 현대로템(064350)(-1.9%) 등 방산주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리스크 피크아웃'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최근 급락 과정에서도 기업 실적 추정치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고, 코스피는 선행 PER 7~8배 수준에서 저점 인식이 형성됐다는 것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는 정점을 통과(피크아웃)하고 있는 듯하다"며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기점으로 반도체 업종의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어, 실적 시즌이 주가 조정 압력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2주라는 한시적 기간과 이스라엘의 유동적인 태도는 여전히 변수로 꼽힙니다. 증권가는 향후 2주간 파키스탄에서 열릴 미·이란 협상의 진척도에 따라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주간의 기간 내에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합의점에 도달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협상 동의 여부 등 변수가 많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되며 원유 가격 폭락, 주식시장 급등으로 화답하고 있지만 분쟁이 종결이 아니라는 점에서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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