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스라엘'…종전까지 '첩첩산중'
미국 "이란 제시 10개 조항 쓰레기통에" 강경
호르무즈 '통행세'·고농축 우라늄·레바논 '관건'
2026-04-09 17:03:05 2026-04-09 17:18:3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개전 40일 만에 이뤄진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입니다.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2주간 '잠시 멈춤' 상태일 뿐, 언제든 재충돌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데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와 이란의 핵농축 우라늄 문제 등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폭격'이 통제 불가능 상태에 놓이면서 종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모양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29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태로운 '일시 휴전'…레바논 타격 '변수'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첫날인 8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전역에 폭격을 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약 10분간 타격으로 1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번 전쟁에서 레바논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타격을 위한 조치로, 현재의 휴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동하는 모양새입니다. 
 
즉, 미국과 이란의 상황은 살얼음판에 놓인 모습입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팀은 그 계획을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이란의 10대 요구를 언급했습니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 장관은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을 협상의 기초로 삼기로 한 합의가 지켜지고, 미국 측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역내 안정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은 △영구 종전 △불가침 보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등 공격 중단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해협 통행료 △통행료 수익 분배 △전쟁 피해 보상금 △역내 미군 기지 철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등입니다. 
 
해당 조항을 배경으로 양측이 2주 휴전에 일단 합의하기는 했지만, 종전을 위한 조건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지속 명분 부족과 중간 선거 등으로 인한 '일시 휴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핵+호르무즈 통행세 '줄다리기'
 
양측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협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표적 '전쟁 회의론자'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데요. 그럼에도 종전 협상을 이뤄내기에는 핵심 변수가 상당합니다.
 
우선 전쟁의 명분으로 작용한 이란 핵 프로그램과 고농축 우라늄 문제는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입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밝힌 '부정적 협상'의 원인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보장'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없을 것이며, 미국은 이란과 함께 깊숙이 묻혀 있는 핵 잔해를 파내 제거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440㎏ 확보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란 측에 고농축 우라늄을 넘기지 않을 경우 '군사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도 이번 전쟁으로 인해 재래식 전력에 대한 손실이 커진 영향으로 인해 자신들의 생존을 '핵무장'에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즉 양측의 협상에서 해당 문제가 종전을 가로막을 의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것입니다. 양국의 휴전 조건 중 첫 번째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완전한 개방'이었을 정도인데요.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료 부과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또 해당 통행료에 대한 부과를 통해 전쟁 복원의 비용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쥐게 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좌지우지될 수 있는 만큼 난항이 예상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복원의 명분으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에 대한 '합작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두 가지 고비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관점'에 따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라는 본질적인 변수가 남아 있는 겁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휴전과 관련한 성명에서 이미 "이번 합의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를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그는 영상을 통해 밝힌 성명에서 "이제 예전의 이란도, 예전의 이스라엘도 아니다. 우리는 힘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언제든 다시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 방아쇠에도 손가락이 걸려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의 요구 중에는 이란 저항 세력에 대한 전쟁 종료가 포함돼 있는데,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최대 공격을 가한 겁니다. 
 
이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휴전 합의 몇 시간 만에 시온주의자 늑대 정권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잔혹한 학살을 재개했다"면서 "철저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란에서는 이스라엘을 명분 삼아 '합의 철회'까지 만지작하는 모습인데요. 이스라엘의 행보가 '종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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