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플랫폼으로 확장현실(XR) 기기를 주목하는 가운데, 헤드셋 기기 비중이 줄어들고 스마트글라스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스마트글라스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착용 부담이 적고 활용 범위가 넓은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헤드셋 대비 가벼운 무게와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편의성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입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구글 ‘I/O 2026’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AI 글라스 젠틀몬스터 디자인’과 ‘AI 글라스 워비파커 디자인’(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
머리에 착용하는 XR 기기 중 헤드셋 형태 제품은 출하량이 줄어들고, 스마트글라스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6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XR 헤드웨어(머리에 착용하는 제품) 출하량은 620만대로 전년 대비 12% 줄어들지만, 오는 2027년에는 회복세에 접어들어 650만대를 넘길 것으로 분석됩니다. 헤드셋 출하량은 줄어드는 반면, 스마트글라스는 상승세를 타는 흐름이 반영된 지표로 해석됩니다.
옴디아는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메타퀘스트3’와 애플의 ‘비전 프로’ 등 무선 XR 헤드셋 제품의 올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5% 줄어들어 470만대를 기록하지만, 무선 스마트글라스 기기 시장은 향후 5년간 빠른 성장폭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헤드셋 특유의 무게와 착용 편의성 한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XR’은 545g으로 알려졌으며, 메타 퀘스트3(515g)와 애플의 ‘비전 프로’(약 600g) 역시 비슷한 중량감을 보였습니다. 여타 웨어러블 기기 대비 무거운 무게로 인해 장시간 사용 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안경 형태 제품은 무게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AR 글라스 제조사 엑스리얼이 지난 4월 공개한 ‘엑스리얼 1S’의 무게는 82g이었으며, 메타의 AI 글라스는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에 따라 50g, 70g 제품으로 나뉩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AI 글라스 역시 약 50g으로 일반 안경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업들의 차세대 XR 기기 비중도 스마트글라스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최근 애플은 비전 프로 후속작 개발을 보류하고, 스마트글라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기기가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봤습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AI연구소 교수는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평소 ‘안경을 쓰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듯, (차세대 기기가 안경으로 안착할 경우)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있게 된다. 그야말로 유비쿼터스(Ubiquitous·어디에나 존재한다)”라며 “헤드셋은 콘텐츠도 부족하고 착용도 한계가 있었지만 안경은 다르다. 빅테크 기업들이 안경을 욕심내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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