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쇼크)변수에 흔들린 AI 생태계…'AI 주권'이 답
미토스5·페이블5 접근 제한에 글로벌 AI 공급망 불확실성 노출
미국발 통제에 드러난 구조적 취약성…외산 AI 의존 경고등
AI 공급망도 안보 자산…소버린 AI 필요성 재부각
2026-06-22 15:53:42 2026-06-22 16:19:4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신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AI 산업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특정 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렸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글로벌 고성능 AI 공급망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해외 AI 모델 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기업이 지정학적 변수와 정책 변화에 따라 언제든 핵심 기술 접근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현실화됐다는 평가입니다.
 
22일 AI 업계는 이번 사태의 핵심을 앤트로픽과 미국 정부 간 갈등 자체보다 글로벌 AI 공급망이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에서 찾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표적 조치라기보다 고성능 AI 모델과 서비스가 국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기업 전반이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의 문제를 넘어 AI 공급망 자체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의미입니다. 반도체와 통신 장비에 이어 AI 모델과 서비스 자체가 국가 전략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AI 기술 종속이 됐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번 조치가 일정 기간 이후 해소될 수는 있겠지만 유사한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더라도 유사시에는 자체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 로고. (사진=뉴스토마토)
 
AI 업계에서는 외산 AI 모델 의존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다수 AI 기업들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해외 기업의 AI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책 변화나 규제 이슈,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할 경우 서비스 안정성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고성능 AI 공급망 전반이 직면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시각화된 사건으로 봐야 한다"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나 규제 환경 변화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멀티 모델 전략 구축과 자체 기술 내재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AI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이 됐다"며 "해외 기업은 자국 정책 변화나 지정학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철수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기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때까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과거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사태와 닮아 있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당시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며 기술 자립과 공급망 다변화가 국가 과제로 부상했던 것처럼, AI 역시 핵심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최소한의 독자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에서는 독자 AI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대선 숭실대 AI안전성연구센터 교수는 "최신 AI 모델에 대한 이용 통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분야에서 독자 AI를 구축할 필요는 없지만 국방·안보·보안 등 국가 핵심 영역에서는 해외 모델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신 모델을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적절한 튜닝과 최적화를 통해 상당 수준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특정 해외 기업의 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유사시에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공급망 리스크 때문인 것처럼 AI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소버린 AI는 글로벌 모델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산업 연속성을 위해 최소한의 독자 역량을 확보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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