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대부업·상호금융 내부통제 강화한다더니 2년째 ‘방치’
2026-06-23 15:57:10 2026-06-23 16:07:48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4년 상호금융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금융기관에 포함되지 않은 기관들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천명했지만, 2년째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과 대부업권,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이 대표적인데요. 대부분 서민 밀착형 금융기관인 만큼 은행이 시행 중인 책무구조도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규제 피한 상호금융·대부업·GA 
 
23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내 책무구조도 관련 실무를 담당한 부서 간 상호금융권·대부업권·GA의 책무구조도 마련 미비를 개선하기 위한 실무적인 요청이나 공문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으나 금융위나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해당 업권들의 내부통제에 관련된 논의가 있다고 전해 듣긴 했다"면서도 "관련 업권을 다루는 부서끼리 논의나 자문이 있었을 수는 있는데 책무구조도를 직접 주관하는 부서 간에는 직접 감독기관 간의 연락이 오간 것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또는 금융회사 임직원이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의 집행과 운영에 대한 법령상 책임을 임원·직책별로 배분해 관리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금융권에서 금융사고와 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경영진에게 강도 높은 책임을 묻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지배구조법이 2024년 1월2일 공표돼 당해 7월3일 시행됨에 따라 금융업권별 책무구조도 도입이 이뤄졌습니다.
 
법률상 금융기관에 해당하는 금융지주와 은행(18개사)은 지난해 1월 선제적으로 책무구조도를 마련했으며, 같은 해 7월 △자산 5조원 이상 및 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의 종합금융사와 자산 5조원 이상의 보험사(53개사)까지 2단계 도입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달까지 △자산 5조원 미만의 금융투자사와 보험사 △자산 5조원 이상 및 운용자산 20조원 미만의 여신전문금융사 △자산 7000억원 이상의 상호저축은행을 상대로 3단계 도입을 마치고, 2027년 7월까지 △자산 5조원 이하 여전사 △자산 7000억원 미만 저축은행까지 4단계 도입을 마무리하면 전 금융권(은행·금융지주·금융투자·보험사·여전사·저축은행 )에 대한 규제망이 완성됩니다.
 
반면 개별법의 지배를 받는 상호금융 및 대부업과 독립 단행법이 없는 GA는 책무구조도 마련 의무를 비켜 가고 있습니다. 상호금융은 각 중앙회별로 내부통제 관련 규정이 있지만 개별 단위조합까지 범위가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나타납니다. 사실상 중소·영세 금융사 규모인 등록 대부업은 개별법을 두고 있는 동시에 이사회나 중앙회 체제를 두고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책무구조도 규제를 적용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GA는 기존 보험업법 하위 규정(시행령과 감독규정)에 일부 조항만 얹혀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위원장 '개선 의지' 불구 제자리걸음
 
책무구조도 마련 시범운영이 시작되던 초기부터 업권에서 이러한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위는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상호금융의 내부통제가 느슨한 점을 고려해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거쳐 개선 방안을 순차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 주무부처가 금융위를 포함해 총 5개라 속도감 있게 협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상호금융 내부통제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내년(2025년) 중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책무구조도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업권에 대해 금융위 중소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권별로 법적 기반이 달라 제도 도입 시기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민금융 접점에서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 대원칙은 동일하므로, 법령 개정 전이라도 행안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상호금융권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워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전현직 금융위원장들도 이러한 규제 구멍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은 2024년 9월 상호금융권 간담회에서 "'동일업무 동일규제'라는 대원칙하에 다른 금융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상호금융권 건전성 회복 및 규제 체계 정비를 필수 과제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후보자 시절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상호금융 기관에서도 반복적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지배구조법상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정문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감독의 수준이라든지, 커버리지 자체가 다른 부분이 있어서 항상 문제가 제기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감독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감독 체계 일원화 측면만 보면 필요성이 크지만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해야 되는 부분이 있어 논의를 해보겠다"고도 했습니다. 
 
소형 금융사에 대형사 잣대? 당국도 신중론
 
금융당국은 현재 책무구조도 규제가 닿지 못하는 업권을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권이나 상호금융권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개선 방안에 대해선 고민이 많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형 조직 중심의 업권인 만큼, 중앙집중화된 대형 조직에 맞는 책무구조도로 일원화된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동일규제 등 형평성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사회를 가진 주식회사 의사결정 구조를 지녔느냐 여부를 더욱 중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책무구조도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서 제출하라고 돼 있지만, 상호금융권은 주식회사가 아니고. 더 규모가 작은 대부업도 그런 구조가 아니다"라며 "특히 대부업은 중소형 규모가 몰렸는데 그런 의사결정과 영업 구조를 지닌 곳에 지배구조법을 동일하게 적용했을 때 업권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나 현실감 있는 정책인지 등 서로 더 많은 얘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판. (사진=금융위, 금감원,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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