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채용 다 잡은 금융권 AI 인재 양성 ‘신풍속도’
2026-06-26 14:48:15 2026-06-26 14:48:15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권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조직 체질 개선과 미래 인재까지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바이브 코딩과 해커톤을 통해 임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외부에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금융 AI 전환(AX) 아카데미를 운영해 직접 AI 인재를 육성합니다. 
 
교육 넘어 채용까지…금융 AX 아카데미로 미래 인재 선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회사들은 정보기술(IT) 부서 중심의 '탑다운(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해커톤과 아카데미 등으로 현업 직원과 외부 인재를 AI 개발 주체로 키우는 '보텀업(Bottom-up)'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AI를 조직문화에 내재화하는 동시에 검증된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이 금융권 AX 경쟁력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이 팀을 이뤄 제한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서비스나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형 경진대회를 뜻합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AI 실무 역량을 키우고 조직 내 혁신 문화를 확산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AI 시대를 이끌 실무형 인재 확보를 위해 청년 대상 금융 AX 교육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공개채용 중심의 인재 확보에서 벗어나 교육과 프로젝트, 해커톤을 통해 실무 역량을 검증하고 채용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것인데요. 금융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직접 육성할 수 있고, 청년들은 현업 중심 교육을 통해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최근 고용노동부 'K-뉴딜 아카데미'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다음 달부터 대전에서 '하나 K-뉴딜 금융 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권 교육과 취업 기회를 충청권으로 확대하기 위한 지역형 금융 교육 모델입니다. 교육 과정은 금융산업과 은행 직무 이해를 비롯해 생성형 AI 활용, 디지털 금융, 프로젝트 실습 등 금융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비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 'KB-Bridge'를 운영하며 AI 활용과 데이터 분석, 금융 디지털 실무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우리WON 청년 IT 아카데미'를 통해 금융업 이해와 디지털 직무 교육, AI 프로젝트와 해커톤을 운영하며 실무형 인재 양성에 나섰습니다. 공통적으로 실제 금융 업무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현직 실무진이 참여하는 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은행권이 이처럼 청년 교육에 적극 나서는 것은 AI와 데이터 역량을 갖춘 금융 인재를 외부 채용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자격이나 학력보다 실제 문제 해결 능력과 AI 활용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교육 과정 자체가 검증의 장으로 활용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해커톤은 지원자의 협업 능력과 실무 역량을 확인할 수 있어 교육과 채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 AX 아카데미가 단순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넘어 미래 AI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금융권이 교육기관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필요한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흐름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비개발자도 AI 개발"…바이브 코딩으로 조직 체질 바꾸는 금융사
 
2금융권에선 내부 AI 내재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AI 개발이 IT 조직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마케팅과 영업, 고객서비스(CS), 리스크관리 등 현업 부서 직원들이 직접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문화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생성형 AI 기반의 바이브 코딩이 코딩의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현업이 AI 전환의 주체로 떠올랐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사내 바이브 코딩 해커톤인 'ㅎㅋ톤: 말하는 대로'를 열고 코딩 경험이 없는 임직원들도 자연어 기반 AI 개발도구를 활용해 업무 아이디어를 직접 서비스 형태로 구현하도록 했습니다. 자동차금융과 마케팅, 고객관리, 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이 참여해 업무 생산성과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AI 개발의 주체가 IT 조직에서 현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게 현대캐피탈 설명입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해커톤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전사 AX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업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를 개선하는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AI를 특정 조직의 기술이 아닌 모든 임직원의 업무 도구로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금융사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iM뱅크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도 바이브 코딩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내 해커톤과 실무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비개발 직군 직원들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고객 상담과 영업 지원, 업무 자동화 등 실제 현업 과제를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직접 구현하면서 AI 활용 경험을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데 방점이 찍혔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경쟁력이 더 이상 최신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느냐보다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최근 개최한 사내 바이브 코딩 해커톤인 'ㅎㅋ톤: 말하는 대로'에 참가한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현대캐피탈)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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