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LH 사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12일 오후 국회 국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정부의 LH 분사 추진에 노조가 총파업까지 거론하며 반발하는 가운데 분사 이후 재무구조와 기관 운영의 세부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도 국정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성훈 LH 사장은 세부 사항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LH 국정감사에서는 지난달 내놓은 기능 분리안이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습니다. 택지개발·주택건설은 주택도시개발공사, 주거복지·자산비축은 주택도시자산공사가 맡는 구조로, 2009년 LH 출범 이후 17년 만의 재분할입니다.
노조의 반발은 이미 거셉니다. 조합원 8000여명이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 절차에 들어갔고, 분리를 강행하면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자 55만명과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사 측과의 첫 교섭은 지난달 30일 합의 없이 끝난 가운데, 노조는 이날도 국회 앞에서 분사 반대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분사 뒤 재무구조 '미확정'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LH 부채가 지난해 174조원에서 2030년 373조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의원은 "분사가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겠느냐"며 "직접시행 확대와 조직 분리가 동시에 진행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장은 시행 사업 특성상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며, 향후 재무 문제는 정부와 상의해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택 공급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부채 증가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분리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회사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가져가고 향후 두 기관이 어떻게 운영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세부적인 사안은 아직 국토교통부와 상의해 가면서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분사 후 적자를 누가 떠안을 것이냐는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LH 임대사업 손실이 2021년 1조7900억원에서 지난해 2조7300억원으로 약 53% 늘었다고 짚었습니다.
염 의원은 "LH 분리 후 임대사업은 주거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늘어나는 적자와 기존 부채를 어디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정부 재정 지원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책이 구조개혁안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 측은 주택도시기금에 별도 계정을 만들어 개발공사 이익 일부를 자산공사로 넘기는 방안을 이미 발표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기관별 부채 배분 등 세부 운영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LH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부채가 2026년 197조원에서 2030년 372조원까지 늘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등 보상과 공사 물량이 늘어나 공급을 급격히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인력 이탈에 공사비 부담…정부에 지원 요청
재무 부담과 맞물린 인력 문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염 의원은 "2020년 약 7100명이던 일반 정규직이 지난해 3분기 기준 6398명으로 줄었다"며 "이직률도 2020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고 지난해 퇴직자가 1000명을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주택 공급 목표와 업무는 늘었는데 인력 유출까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장은 "저희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대규모로 충원을 해야 한다. 사업 물량도 늘어났고 사업 종류도 굉장히 복잡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처우에 대해서는 "급여가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무 부담의 원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을 꼽았습니다. 이 사장은 "몇 년 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공사 원가는 더 많이 올랐다"며 "거의 50% 가까이 올라 아파트 건축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개발사업을 해도 남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채 증가율이 빠르고 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