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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3일 11: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국내 사모투자(PE) 블라인드펀드에 출자할 300억원을 마련하고도 운용사를 선정하지 못해 재공모에 나섰다. 정책펀드로 운용사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후보가 부족했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다만 모집 조건이 운용사 참여를 제한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른 공제회들이 중소형 펀드로 출자 대상을 넓히는 동안 조합은 5000억원 이상 펀드에 단독 운용 요건을 유지했다. 조합의 출자금 외에 최소 4700억원을 확보해야 하는 조건이어서 시장 변화에 맞춰 모집 문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전문건설공제조합 홈페이지)
지원 요건 충족 운용사 부족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건설공제조합(K-FINCO)은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모집에 나섰다. 모집 내용은 동일하다. 선정 운용사는 한 곳이며 조합 약정 금액은 총 300억원, 펀드 규모는 5000억원 이상이다.
출자 조건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이뤄지며 펀드 만기는 설립일로부터 10년 이내, 투자 기간은 5년 이내다. 펀드 결성 기한은 선정 후 1년 이내다. 목표 수익률은 순내부수익률(IRR) 기준 8% 이상이다. 수탁 기관은 조합이 지정하는 회사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출자자 협의를 통해 불가피한 경우 변경할 수 있다.
조합은 제안서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 운용사 수의 2배수를 추린 뒤 현장실사와 구술심사를 진행한다. 최종 평가는 제안서 심사와 구술심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한다. 공고문에는 적격 운용사가 없거나 유효한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출자 규모를 조정하거나 운용사를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매년 지속적으로 출자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시장 여건을 여러 방면으로 고려하여 공모(컨테스트) 방식으로 전환하여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펀드의 경우 규정상 최소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운용사가 부족해 절차에 따라 결국 재공모를 진행하게 됐다.
전문건설공제조합 측은 <IB토마토>에 "당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엄격한 절차를 거쳐 위탁운영사를 선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정책펀드 조성 등 시장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운용사가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정책펀드에 GP 관심 집중…LP 출자 전략도 변화
보통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LP)들은 출자 사업에 앞서 운용사(GP)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시장조사에 나선다. 출자 규모와 리그 구분을 시장 여건에 맞춰 조정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 출자사업에 운용사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존 LP 출자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성장펀드에서 탈락한 중소형 GP들이 LP 출자 사업에 발길을 돌리며 올해 마지막 펀딩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요 LP로 참여가 집중되며 펀드 결성 여부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요 LP들도 GP들을 선점하기 위해 잇따라 출자 규모를 축소하고 최소 펀드 결성 규모를 낮추거나 중소형 리그를 마련하는 등 모집 문턱을 낮췄다. 정책펀드 등에서 고배를 마신 GP들 중에서도 우량한 운용사를 데려오려는 LP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올해 PEF 출자를 하지 않는 LP들도 적지 않았다. 기존 펀드 시장의 앵커 출자자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PEF 출자를 하지 않았다. 한국투자공사와 사학연금 역시 올해 출자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사학연금은 올해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펀드를 진행했지만 PE 블라인드 펀드는 지난 2023년 이후로 3년째 감감무소식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출자 규모 총 7000억원 이내, 펀드별 출자금액 400억원~1000억원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PEF 위탁운용사를 모집했다. 펀드별 결성 규모는 2000억원 이상이다. 반면 올해는 중형과 소형 리그만을 대상으로 각 출자 규모 1500억원, 펀드별 결성 규모는 중형 2000억원 이상에서 4000억원 미만, 소형은 1000억원 이상에서 2000억원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펀드별 배정 금액은 각각 500억원, 250억원 이내다.
군인공제회 역시 지난해 국내 PE 블라인드 출자 선정 당시 출자 규모 3400억원, 운용사 10여 곳을 대상으로 모집에 나섰지만 올해는 각각 2000억원, 8개사로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경우 모집 조건은 다른 공제회와 비교해 펀드 규모와 단독 운용 요건에서 지원 대상이 좁은 편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약정액 300억원은 최소 결성 규모인 5000억원의 6%에 해당한다. 운용사는 나머지 4700억원 이상을 자기출자와 다른 LP의 자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조합의 출자를 받더라도 별도로 대규모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운용사여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공동운용 지원과 과거 공동운용 실적을 모두 제외하면서 GP 모집이 더욱 까다로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LP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는 PEF 운용사들이 국민성장펀드 출자 사업을 통해 주요 출자자를 확보하면서 다른 LP를 대상으로 한 추가 자금 모집 수요가 줄었다"라며 "출자 여력을 갖춘 민간 LP도 지원 요건에 부합하는 우량 운용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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