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00일)AI발 성장에도 'K자형 양극화'…집안싸움에 민생 실종
화려했던 증시, 한숨만…잡겠다던 집값도 고공행진
5000선으로 내려온 코스피…시장 변동성만 '껑충'
서울 집값 '트리플 강세'…부동산 정책 '아픈 손가락'
2026-10-16 06:00:00 ㅣ 2026-10-16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500일의 경제 성적표는 비교적 화려합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반도체 호황의 수출 호조 덕분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승승장구 우상향을 기록 중입니다. 반도체발 성장 온기는 중동 전쟁의 악영향마저 상쇄할 정도로 강력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대 전망치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계 경제 평균은 물론, 선진국 평균을 모두 웃돌 정도로 낙관적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경제 성적표 이면에는 그늘도 있습니다. 반도체발 성장 온기가 고루 퍼지지 않으면서 산업 간 양극화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으며, 고용 역시 여전히 한파가 지속 중입니다. 여기에 이재명정부의 최대 경제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코스피 5000' 지지선도 붕괴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식시장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고, 잡겠다던 서울 집값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경제 발목이 되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 등을 둘러싼 여권의 집안싸움에 민생경제 살리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날개' 달고 성장률 승승장구…수출 호조에 '4%대' 전망도 
 
1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매우 낙관적입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하며 지난 7월(2.6%)보다 0.7%포인트나 상향했습니다. 상향 폭은 세계(+0.1%포인트)와 선진국 평균(+0.4%포인트)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해도 미국(2.3%), 유로존(1.1%), 일본(0.7%), 영국(1.3%)보다 높습니다.
 
다른 기관들의 판단도 다르지 않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 3.2%로 끌어올렸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2%로 내다봤습니다. 해외 투자은행(IB)도 줄줄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JP모건은 4.0%까지 제시했습니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배경에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IMF는 중동 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을 압도하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큼, 이례적인 칭찬도 쏟아냈습니다. 실제 한국의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8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9월 수출액은 1209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5%나 급증했습니다.
 
'최대 경제 치적' 코스피의 추락…문재인정부 넘어선 집값의 폭주  
 
경제성장률의 훈풍만큼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엔 주식시장에도 온기가 돌았습니다. 지난 수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한국의 자본시장은 이재명정부 출범 들어 반도체 날개를 달고 단숨에 그 오명을 뒤집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2024년 말 2400선에서 2025년 말 4200선으로, 2026년 들어서는 5월 8000선, 6월 9000선을 돌파하며 불과 1년 반 만에 지수가 3배로 껑충 뛰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하던 한국 증시의 고공행진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증시 부양과 투자자의 상품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 아래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징지수펀드(ETF)' 도입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 됐고, 개인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시장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웠으며 시장의 혼란은 더욱 확대됐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7.57% 떨어진 5554.2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30일(5593.56) 이후 최저치이고, 장중 저점(5450.81) 기준으로는 반년 전인 4월7일(5424.46)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정책 역시 아픈 손가락입니다. '반드시 잡겠다'던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이미 문재인정부의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섰고, 이젠 매매를 넘어 전·월세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16% 상승해 전주보다 오름 폭이 0.4%포인트 커졌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상승세로, 역대 최장 상승 기간을 기록한 문재인정부의 85주를 넘어섰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13억7007만원인 가운데, 고가 주택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위가격도 1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공급절벽과 맞닿으며 과거와 달리 전·월세 시장도 큰 폭으로 들썩이고 있는 점도 현 정부의 취약점으로 꼽힙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88주 연속 상승세로, 이재명정부 출범 후 서울 전셋값 상승 속도는 과거 전세대란 시기를 모두 넘어섰습니다. 매매가격에 이어 전·월세 가격마저 크게 오른 것은 현 정부 들어 실거주 의무화가 강화되고, 정부의 8월 세제개편안 발표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 유인까지 커져 전세 매물이 급감한 이유가 큽니다.
 
무주택 서민의 고통은 물론, 신혼부부와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가 끊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전망도 어둡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전세 공급 구조를 바꾼 만큼, 전세난이 수도권 외곽으로 번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특히 극심한 전세난 속에 전·월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수로 내몰리면서 강남 3구를 제외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 이날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10월12~14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거주 지역의 전·월세 가격에 대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59%인 반면,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28%,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8%로 각각 집계돼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여전함을 보여줬습니다. 또 지역별로도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79%, 65%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왔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