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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에 대출 알선하는 대형건설사..상생경영 `격세지감`
`윈-윈`이 대세..대형건설사들의 인식 전환
2011-01-21 14:50:41 2011-01-21 19:05:09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대형건설사가 자사와의 계약서만으로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협력사를 도와주거나 계약이행보증금을 면제·경감해주는 등 대형건설사와 협력사들의 상생경영이 탄력받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협력업체와 정례협의회를 도입하거나 사장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은 익숙해진지 오래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 전반에 '상생협력'의 바람이 불면서 건설사들도 협력사들과의 상생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 대기업 계약서만으로 싼 대출 `파격`
 
두산건설(011160)은 지난해 시중은행 대출이 막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수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은행과 네트워크론 약정을 맺고, 시중금리보다 싼 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인테리어 협력업체인 J사는 두산건설과 1년간 거래한 금액의 6분의 1 한도에서 시중 대출 금리보다 0.5~1%포인트 낮은 금리로 5억원의 긴급 자금을 대출받아 자금난을 무난히 넘길 수 있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11월 김기동 사장 주관으로 주요 협력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동반성장추진 발대식'을 가진 바 있다.
 
대림산업(000210)은 공사금액 5000만원 미만 소액공사나 공사기간 1개월 미만의 단기공사에 대해 계약이행보증을 면제해 주고, 우수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공사금액과 기간에 관계없이 계약이행보증을 면제해 주고 있다.
 
또 협력업체로 등록된 하수급인에 대해 계약이행보증을 50% 낮춰 지난해 1722건의 신규 계약에 대해 15억원의 수수료를 절감시켜 줬다.
 
우수한 협력업체의 보증서 발급을 위한 보증수수료 부담과  전문건설공제조합 출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주기 위해 하도급금액의 10%인 계약이행보증을 면제해 주거나 경감해 준 것이다.
 
◇ 대기업 사장이 협력사 방문해 직접 고충 청취
  
롯데건설은 지난 20일 박창규 대표이사가 직접 전문건설사인 마천건설을 방문해 동반성장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열었다.
  
마천건설은 토목공사 부문에 강점을 가진 전문건설사로 롯데건설과 지난 10년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부산롯데월드, 김포스카이파크,연세대 암센터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박 대표는 마천건설 임직원들에게 동반성장 펀드 조성 등 자사가 추진 중인 동반성장 방안을 소개하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롯데건설 동반성장추진사무국 담당자는 "올해 자금지원 확대를 위해 동반성장 펀드 1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 협력사를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최근 협력업체와 정례적인 협의회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 19일 우수협력업체들과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행복날개협의회' 발대식을 가졌다.
 
이 협의회는 상하반기 현장 품질안전 관련 프로그램, 분과 간담회, 정기 총회 등 정례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협력업체 중 심의를 거쳐 총 51개 업체가 선정됐고 토목, 건축, 기전, 플랜트 등 4개 분과로 활동하게 된다.
 
또 협의회 회원사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과 입찰참여기회 확대 등 혜택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게 된다.
 
◇ 상생이 `윈-윈`..대형건설사들의 인식전환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이 자사의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대형건설사들의 인식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건설사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 후반기 '대·중소기업 상생' 기조를 발표한 이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을 대기업들과 체결해 운용하고 있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등 13개 대형건설사의 협력사 자금지원액은 총 69개사, 239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 지원액이 15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년만에 무려 16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협력사 자금지원을 위한 상생펀드도 지난 2009년에는 6개사가 4000억원을 조성했으나 지난해에는 13개사가 총 5945억원을 조성해 48.6% 증가했다.
 
한상준 대한건설협회 건설진흥실 부장은 "예전에는 단순히 생색내기용 퍼주는 상생이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협력업체가 능력이 커지면 자신들의 제품 품질도 좋아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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