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株, 수요회복 불구 고유가에 발목..향후 전망은?
2011-03-07 15:35:40 2011-03-07 18:25:37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항공주가 유가 급등 소식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최근 중동사태와 함께 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2008년 오일쇼크 당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 고유가 직격탄 항공株 '급락'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003490)은 전거래일대비 2000원(3.14%) 내린 6만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640원(6.10%) 급락한 986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흘 만에 또 다시 1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중동발 정정불안 우려감 속에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2월 이후 각각 15.62%, 11.98%씩 하락했다. 같은기간 코스피 조정폭인 -4.26%를 각각 11.36%포인트, 7.72%포인트씩 하회했다. 이달 들어 낙폭과대 인식에 따라 소폭 반등에 나서기도 했지만 또 다시 급락하며 반등을 무색케했다.
 
실제로 항공유가 상승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98.8달러였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항공유가는 평균 114.4달러로 전분기대비 15.9% 상승했다.
 
또 항공운송업종은 운항원가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이르고 있어 유가 상승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급증하는 구조인 만큼 유가급등에 따른 직격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1분기 영업이익은 대한항공이 848억원, 아시아나항공 721억원으로 각각 시장전망치대비 63.0%, 34.9%씩 하락할 전망"이라며 "아직 항공 수요 위축은 나타나지 않지만 향후 항공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위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 어게인 2008(?)은 기우..질적으로 성장
 
특히 최근 투자자들의 우려는 지난 2008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지 여부다. 지난 2008년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121달러를 기록했으며, 실제로 올 3월 첫 주 유가는 배럴당 131달러로 지난 2008년 3월과 유사한 수준까지 급등했다.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각각 993억원, 118억원 적자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지난 2008년 오일쇼크 시기 당시와 비교하기엔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이 질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항공사 수익의 관건은 유가가 아닌 수요로 경기상황에 따른 수요 지속 여부를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김혜린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산업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수치를 이어갔다"며 "여객수요는 지난 2008년 오일쇼크 시기와는 다르게 한층 레벨업 됐고 국내 항공업종의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인한 공급증가가 항공업종의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수익은 단기적으로는 유가 등락에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의 증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관건은 유가가 아닌 수요"라며 "경기상황이 아닌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움직임보다는 경기 상황에 따른 수요 추세 지속 여부를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 악재는 이미 반영..저점매수 나서야
 
다만 이 같은 유가 급등세는 부담 요인이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적정 수익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의 주가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악재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이제는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는 것.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은 유가급등이라는 비용부담을 감안해도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확보할 전망"이라며 "항공사들은 구조조정을 지속해왔고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고수익 구조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희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이미 최근의 주가 하락으로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좋은 직항승객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 대한항공은 환승객 유치로 여객수 감소를 최소화시키는 영업력을 재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국제유가가 어느 수준까지 상승할 지는 가늠하기 어려워 항공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도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조정시 오히려 저점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토마토 서지명 기자 sjm07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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