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불구 엔화 강세.."오래 가지 않을 것"
2011-03-14 10:24:13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일본 강진으로 엔·달러 환율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둔화로 엔화가치 하락, 즉 엔·달러 환율 상승이 예상되지만 엔화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11일 오후 지진 발생 직후에도 오히려 상승했고 당시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35% 하락(엔화 강세)한 달러당 81.86엔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 배경에는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와 해외자산이 많은 일본 경제의 특수성으로 인한 해외 자금 회수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또 복구작업을 위한 본국 송환 자금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엔화가 쓰일 일이 많아지면서 엔화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과거 1995년 규모 7.2의 고베 대지진때도 보험금 지급 등으로 엔화 수요가 많아져 엔·달러 환율은 급격히 하락한 후 재건 사업 등을 위한 유동성 공급으로 다시 반등한 적이 있다. 당시 엔화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 20% 이상 절상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엔화 강세도 지난번 고베 대지진때의 학습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과 상황이 달라 엔화 강세추이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경우 방사능 유출이라는 치명적인 악재가 있는데다 사태의 심각성으로 일본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엔화가 상당히 고평가 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엔화 강세 국면이 길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과거 고베 사태 당시에는 엔화와 동조화를 보이며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투자심리 위축과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장기적으로는 엔화 유동성 확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우리선물 역시 엔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금번 강진의 경우 고베지진에 비해 강도가 유례없이 강해 그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사능 유출에 따른 파장우려가 더해진 데다, 지진에 따른 경기 하강위험 강화 및 디플레 우려가 큰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복구비용 마련을 위한 대규모 양적완화가 예상된다는 점은 최근의 엔화랠리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날 예정된 일본은행(BOJ)에서 나올 얘기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는 BOJ가 시장 안정과 함께 단기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14일 2조~3조엔 규모의 유동성을 2~3번에 나눠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소 1조엔 규모의 자금 공급을 예상했다.
 
엔화 가치가 치솟을 경우 BOJ의 엔화 매도 개입도 전망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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