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일본, '통제불능' 방사능 악몽
2011-03-17 19:26:40 2011-03-17 19:26:40
[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일본의 원전 위기가 갈수록 악화되자 핵 재앙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7일 오전 7시30분경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2, 3 ,4호기에서는 흰 증기가 피어올랐다. 특히 어제도 하얀 연기를 내뿜었던 3호기가 많은 기체를 내뿜었다. 또한 1~4호기뿐 아니라 지진 발생 당시 정기점검 중이었던 5,6기도 연료보관 수조의 냉각 기능 상실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 5호기의 경우 어제보다 5℃가 올라 63℃를, 876개의 연료가 보관된 6호기는 4℃ 높은 60℃를 기록했다.
 
일본 항공 자위대는 헬기를 이용해 연기와 화재가 발생했던 3,4호기 상공에서 냉각수를 뿌리며 진화에 안간힘을 쏟는 등 이날도 전일에 이어 주수와 냉각 작업이 필사적으로 이루어졌다.
 
어제 방사선 피폭 우려로 시도를 포기했던 헬기 동원 살수작전을 결국 감행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방사능 누출 사태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400㎞ 떨어진 지역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지점에서도 통상의 700배에 달하는 35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 실패로 오게 될 재앙을 막기 위해 일본은 원자로 냉각에 181명의 직원을 전격 투입하며, "목숨걸고 방사능을 막는다"는 가미가제 작전에 나섰다.
 
후쿠시마 원전에는 방사능 피폭 위험으로 지난 15일 73명만 남고 모두 철수했지만, 피폭량이 많아져 한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을 넘길 수 없게 되자 도쿄전력은 추가 인력 투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들은 방사능 피폭의 위험 속에서 원전에 가득찬 증기를 뽑아내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일본 혼슈 동부 해안 근처에서 오늘 오후 1시13분경에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 휴화산인 후지산의 폭발 가능성 마져 제기되고 있다. 산케이 신문 등 현지언론은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각지에서 여진이 일어나면서 후지산의 화산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될 것이란 다행스러운 소식도 들렸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제1원전에 전원을 공급할 새로운 전력선 복구가 거의 완료됐다며,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전력 공급을 부분적으로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원전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80엔선이 무너지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저(엔화가치 상승)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76.25엔을 기록하며, 1995년 4월에 기록한 79.75엔의 최저기록을 16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도교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79엔 초반대서 움직이며 엔화값이 초강세를 연출했다.
 
이는 원전 공포가 심화되면서 복구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투자자들이 해외자산을 청산할 것으로 전망되며 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인식에 엔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주가도 떨어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44% 하락한 8,962.67엔에 마감하며 또 다시 9000선이 무너졌다.
 
원전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엔화값이 폭등하면서 수출 주력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부분적으로나마 후쿠시마 원전의 전력 공급이 재개된다는 소식과 일본은행(BOJ)이 긴급자금을 투입했다는 소식에 4%이상 밀렸던 일본증시는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날 오전 BOJ는 단기금융시장에 5조엔(630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하는 공개시장조작을 실시했다. 이후 오후에 1조엔을 더 공급하며, 대지진 이후 지난 나흘간 총 34조엔을 금융시장에 투입했다.
 
북미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토요타자동차가 2.24%, 혼다자동차가 1.13% 하락했고, 캐논도 3.34% 내리는 등 엔고에 수출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날도 13.36%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고현상은 수출기업에게 큰 피해가 될 것"이라며 "상당수 기업이 지진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겨우 회복세로 돌아선 일본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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