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SKT "합병설, 사실무근"..속내는
증권街 "SKT·SKB 합병 불가피"
2011-05-26 18:27:44 2011-05-26 23:52:39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SK텔레콤(017670)SK브로드밴드(033630)에 대한 분사·합병설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SK텔레콤은 3개사 분할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사실이 아니라고 26일 답변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SK텔레콤과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30조 1항 2호에 따라, 양사는 향후 3개월간 이날 답변공시한 내용을 번복할 수 없다. 기간 내 공시를 번복하면 즉각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된다.
 
답변공시 이전부터 사측에선 "절대 그런 일 없다"고 했었다. 이에 따라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62%) 밀린 16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전날보다 215원(5.43%) 큰 폭 오른 4175원에 거래되며 나흘만에 급반등했다. 거래량은 279.96% 급증한 475만6112주를 기록해 여전한 합병 기대감을 반영했다.
 
◇ SK텔레콤 개편설 '말된다'
  
이처럼 시장에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SK텔레콤의 개편설이 '말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후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비롯해 영업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KT(030200)LG유플러스(032640)(032640)가 각각 통합법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점도 SK텔레콤에겐 부담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궁극적으로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합병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분사·합병이 장기적인 계획인 만큼 이날 밝혀진 SK텔레콤 측 입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으로서는 유·무선 결합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KT와 LG유플러스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며 "(SKT·SKB간)합병은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텔레콤이 마케팅비용을 분담하는 등 공동 마케팅이 용이해져 SK브로드밴드의 순이익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합병이 성사되면 실적과 주가 모두 지지부진한 SK브로드밴드에게 상당히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이 낮은 SK브로드밴드가 합병 과정에서 SK텔레콤의 주식을 얻으면, 외인 지분도 따라 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확보될 것이란 분석이다.
 
◇ 자회사 분사여부는 불투명..교통정리 필요해
 
다만 합병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인 브로드밴드미디어를 처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양방향 멀티미디어 텔레비전(TV) 서비스 등 미디어사업을 주로 하는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합병 과정에서 분리해 SK텔레콤의 자회사 SK컴즈, SK텔링크의 모바일 부문과 묶어 하나의 사업부로 가져갈 것인 지 여부가 내부적인 고민거리다.
 
최윤미 연구원은 "합병 시 브로드밴드미디어를 분리할 것인 지가 아직 불투명 해 통합법인 이슈는 단순히 브로드밴드만 놓고 볼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합병 논의가 마무리되기 전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분사·합병이 장기적인 계획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SK텔레콤의 입장에선 공시를 번복할 수 없는 3개월이 그리 긴 기다림의 시간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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