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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제품 商道 논란..소비자는 피곤해
"선택의 문제 vs. 商道의 문제"
2011-06-10 16:24:37 2011-06-10 19:31:43
[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비슷해도 너무 비슷한 미투(Me, too)제품이 계속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전투구`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제품 선택권을 가진 소비자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미투제품이란 한 업체의 히트상품에 이어 상품명, 기능, 모양이 비슷하게 출시된 경쟁업체의 제품을 말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은 지난달 코카콜라사의 '글라소 비타민워터'의 미투제품 '데일리C 비타민워터'를 출시했다.
 
'데일리씨 비타민워터'는 제품명부터 500㎖의 병 모양, 다양한 음료 색깔, 약간 싱거운 듯한 맛까지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그대로 따라했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얼핏보면 두 제품이 서로 헷갈릴 정도로 유사하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은 '데일리C'가 롯데칠성의 고유 브랜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는 롯데칠성에 대한 불만이 많다.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 미투제품이 쏟아지는 것이야 음료업계에선 일반적인 일이지만 '데일리C 비타민워터'는 한술 더 떠 노골적인 비교광고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일리C 비타민워터'의 지면광고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등장시켜 "선택은 소비자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영국산 비타민C를 사용한 '데일리C 비타민워터'에 비해 기존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품질이 떨어진다고 표현한 것.
 
실제 롯데칠성은 '데일리C 비타민워터' 외에도 '2% 부족할 때', '아일락 쉐이킷 붐붐', '비타파워' 등 수많은 미투제품을 쏟아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업계에서 제품개발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롯데의 유통망 덕분에 '2% 부족할 때'처럼 미투제품으로 오리지널을 사장시키고 시장을 장악하기도 한다"고 성토했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투제품 출시 업체에서는 초기 개발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원조제품 업체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도 비슷한 제품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입하고 보니 원하던 제품이 아닌 경우가 많아 교환을 하려고 해도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개봉 후에는 교환이 불가능하기 때문.
 
비타민 음료수를 자주 구입한다는 한 소비자는 "겉모습만 보고 구입했다가 원하던 제품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타사의 제품을 따라하기 보다는 신제품 개발에 더 힘쓴다면 자동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롯데칠성의 반응은 덤덤하다. '모방'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라는 것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이미지만 보고 제품의 성분이나 콘셉트가 같다고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성분이 다를 뿐만 아니라 용기의 모양과 용기 겉면에 붙어있는 라벨도 '자세히' 보면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제품모방의 당사자인 코카콜라사 관계자는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세계적 브랜드이기 때문에 미투제품의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며 "롯데칠성의 이같은 행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원 오미영 상담원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선택했을 경우 보상받을 방법은 없다"며 "구입할 때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지수희 기자 shji6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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