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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강 장관의 착각
2008-07-21 11:26: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 차관과 1급 이상 간부 가운데는 거시경제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없다"
 
최근 경제에 대한 희망이 가물가물 꺼져가자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진단이다.
 
"재경부가 지금까지 한 일이 뭐냐. 장 차관이 나서서 환율과 싸운 것밖에 더 있나"
 
한 국회의원은 재정부가 과도한 시장 개입과 어설픈 정책 조합으로 위기를 막기는 커녕 재촉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
 
관리 대상을 정해 가격을 통제하는 물가 대응도 시대에 맞지 않는 실책이라는 지적이다.
 
강 장관을 비롯해 재정부 차관들과 1급 이상 간부들이 거시경제를 모른다니.... 그래서 거시경제 전문가의 자질 등에 대해서 여러 사람에게 문의를 해봤다.
 
답변자들의 기준에 따르면 정치권이 '아니다'고 한 사람들은 '모두 전문가'였다.
 
취재결과 거시경제 전문가에 대한 자격요건은 재정부 경제정책국에서 10년 근무, 재정부 국제금융국에서 10년 근무, 기타 재정부 관련 부서 등에서 10년 근무, '재정부에서 10년 근무, 한국은행에서 10년 근무, 금융위에서 10년 근무, 경제관련 부처에서 10년 근무하면 '거시경제 전문가'라는 답변들이 나왔다.
 
그런데 정치권의 '아니다'를 증명할 만한 답변은 의외로 정부 내부에서 나왔다.
 
정부의 한 간부는 "모두 전문가"라고 전제한 뒤 "다만 '내공'의 차이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사람이 전문가지만 '내공'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강 장관의 경력을 볼 때 전문가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내공'은 '고집'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물가도 '때려잡던' 관치금융 시절의 마인드로는 지금의 시장에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 5개월이라고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는 이미 답이 나온 상황아니냐"고 했다.
 
강 장관의 위기는  `거시 경제를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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