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CJ GLS` 한지붕 두가족..택배법 '온도차'

2011-08-29 17:15:06 ㅣ 2011-08-29 18:50:50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CJ(001040)그룹이 대한통운(000120)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CJ GLS와 대한통운이 물류업계 '한지붕 두 가족'이 됐지만 업계 최대 이슈인 화물자동차운수법(가칭 택배법) 개정을 놓고 두 업체간 시선이 엇갈려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업계는 대한통운은 택배법 제정(화물자동차운수법 개정)에 대해 다소 느긋한 입장인 반면 CJ GLS는 상대적으로 다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택배시장 성장 추이>

자료 : 2011 물류산업총람

택배시장은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의 성장 덕분에 매년 10~20%씩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 택배업계 과열경쟁..관련법 제정 시급

하지만 주무관청인 국토해양부는 화물차의 공급과잉을 이유로 증차를 제한했고, 업체간 과열 경쟁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택배업체들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택배사업 관련 법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택배시장은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지나친 단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택배사업 관련 법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택배산업 종합육성 기본방향 및 정책과제>

자료 : 국토부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해 6월 택배업종 신설, 택배업 허가제, 택배운임 인가제 도입, 택배차량 증차 등을 주내용으로 한 택배법(가칭, 화물자동차운수법) 초안을 마련했지만 택배업체와 용달업계의 첨예한 대립으로 발의조차 못하고 있다.

실제로 개정 택배법안을 두고 업체간의 미묘한 입장차가 나타난다.

대한통운과 한진(002320), 현대로지엠(현대택배)은 지난 1992년 홈쇼핑 개국(1995년) 이전에 설립돼 사업을 개시했다.

CJ GLS는 1999년 택배사업에 진출함과 동시에 그룹사인 CJ오쇼핑의 물량 확보와 삼성HTH(2006년), SG Logis(2008년) 등을 인수하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45.6%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 대한통운 `느긋`..CJ GLS `빨리`

하지만 택배업체들의 속출로 경쟁이 심화되자 정부는 지난 2004년 신규 화물차 증차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후발주자인 CJ GLS는 증차 규제로 배송차량을 확보하는데 경쟁사보다 어려움을 겪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CJ GLS가 넘쳐나는 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경쟁사에 물량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조사한 택배회사별 자가용 택배화물차량 운영 보고서를 보면 대한통운이 가장 낮고, CJ GLS가 가장 많은 자가용 택배차량을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도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 자가용 택배화물차량을 운영해야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CJ는 택배차량 증가 등이 핵심 내용인 택배법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토부는 차선책으로 지난 2006년과 2007년, 2010년에 용달차 택배전환사업을 벌였으나 성과는 거의 없었다. 용달차 차주들이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배달해야 하는 택배업에 적응을 하지 못해 중도 하차하거나 전환신청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또 1500만원~2000만원 가량하는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을 구매하는 비용 역시 만만찮아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택배법은 지난해 6월 택배업종 신설, 택배업 허가제, 택배운임 인가제 도입, 택배차량 증차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초안을 국토부가 마련했지만 택배업체와 용달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발의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이든, CJ GLS든 온도차는 있겠지만 가칭 택배법의 제정에는 의의가 없을 것"이라며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법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체들간의 이견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