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ECB에 쏠린 눈..금리인하로 유로존 구할까
2011-10-06 11:27:48 2011-10-06 13:44:21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최근 그리스를 시작으로 한 유로존 위기 확대 우려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잠재적으로 강조돼온 상황에서, 시장은 6일(현지시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있을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발언에 기대를 싣고 있다.
 
ECB가 기준금리 인하와 커버드본드(자산담보부채권) 재매입 등을 통해 유로존의 위기를 추스르는데 동참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금융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ECB의 역할론 왈가왈부.."왜 시장뒤에 숨어있나"
 
ECB 역할론을 두고 시장과 트리셰 총재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시장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속한 위기 해결을 위해 ECB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리인하는 물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기준선 이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ECB 입장은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혼자만 해결사로 나설 순 없다는 입장이다.
 
트리셰 총재는 "ECB가 은행들의 지급불능 시에 도와주는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정책 당국자들의 몫"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찰스 와이플로츠 제네바 국제대학원 교수는 “ECB는 항상 시장 뒤에 숨어 왔다”며 시장보다 앞서 행동하기를 촉구했다.
 
◇ ECB, 금리인하 카드 꺼낼까..물가 위협 여전
 
ECB가 물가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로 시장예상을 뛰어넘었다.
 
트리셰 총재는 "ECB의 주된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 기대를 반감시켰다.
 
그는 "최근 국채와 재정위기를 논의하는데 주로 초점을 맞추면서 때때로 유로존의 물가 안정이라는 책임을 망각하곤 한다"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몇 개월 더 2%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ECB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IMF는 반기 지역 경제전망에서 "최근 금융위기와 경기둔화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졌다"며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정책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트리세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후임자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2013년 상반기까지 제로금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ECB가 금리를 내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올해 내로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었다.
 
◇ ECB, 최근 유로존 국채 매수 줄여..커버드본드는?
 
최근 ECB가 유로존 국채의 매수규모를 크게 줄인 상황에서, 커버드본드를 매입을 재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커버드 본드 매입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금융권 전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으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로존의 커버드본드 시장은 2조5000억유로 규모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유통이 거의 멈춘 상태다.
 
그러나 ECB는 지난달 말 국채 매입 규모를 전주의 100억유로에서 40억유로로 크게 줄인 상황이라, 커버드본드 매입 재개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의 이같은 행동이 "금융시장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에 부채 위기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라"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강력한 긴축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후 지난 8월7일 유로존 국채 매수를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긴축 정책의 강도를 낮추려하자 이탈리아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며 이탈리아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EFSF와 관련해서도 도움을 줄지 의문이다. 트리셰 총재는 "ECB가 EFSF를 확충하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 외에도 12개월짜리 장기 은행 대출 재도입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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