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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진출 외국로펌 1호는 어디?
美로펌 클리어리, 내년 상반기 진출
'英로펌 먼저 들어올 것' 전망도
2011-12-02 10:58:52 2011-12-02 11:00:0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달 22일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전격 통과하면서 어느 외국 로펌이 한국에 먼저 상륙할 것인지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유럽 보다는 미국 로펌이 먼저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벌써 구체적인 로펌의 이름과 사무실 개소의 대체적인 일정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몇 몇 미국 로펌들은 한국시장 진출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로펌이 클리어리(Cleary Gottlieb & Hamilton)다. 이 로펌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로펌으로, 기업사건과 M&A, 금융, 증권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변호사 규모도 1100여명에 달한다.
 
◇미국 로펌 클리어리, 내년 상반기 중 진출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클리어리는 내년 상반기 중 한국 사무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로펌 홍콩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상진, 김준현 미국 변호사가 최근 한국으로 건너와 대형로펌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12월 초 이들을 만나기로 했다는 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클리어리가 그동안 한국 로펌들과 잘 지내왔기 때문에 서로들 잘 아는 사이"라며 "경쟁을 앞둔 전초전이 아닌 'Friendship' 확인 차원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 역시 "클리어리와 'Friendship'을 돈독히 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한국에 상륙할 경우 토종로펌과의 직접적 경쟁은 가급적 피하라는 조언이 여러 로펌의 현지 본사에서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초(前哨)단위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본진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유럽이나 미국로펌들이 상륙 전 한국 대형로펌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이유다. 
 
클리어리가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한국계 변호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로펌업계에 밝은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클리어리의 홍콩사무소 일이 대부분 한국관련 업무"라며 "클리어리의 한국 사무소 개설은 홍콩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옮겨와 한국에서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클리어리가 한국 사무소를 내면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용국 미국변호사가 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이번에 방한하지 않았다. 
 
◇셰퍼드멀린도 한국 진출
 
셰퍼드멀린(SheppardMullin)도 한국 진출을 두고 클리어리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변호사 규모 약 600명으로 엔터테인먼트 와 M&A 분야에서 전문성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는 K-POP 등 한류 열풍을 눈여겨 보고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로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셰퍼드멀린 역시 한국계 미국변호사를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자기보다 몸집이 두배 가까이 큰 클리어리 고틀립과 한국 진입을 다투는 데엔 이같은 자신감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셰퍼드멀린은 한국 사무소에 이들을 전격 투입 10명 이내로 사무실을 꾸릴 계획이다.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도 오래 전부터 한국 진출을 공언해 온 미국 로펌 가운데 하나다. 그런 만큼 법무부에 구체적인 사무소 개설절차에 대한 문의를 이미 마치고 올해 안에 사무실을 확정한 뒤 내년 한·미 FTA 발효와 함께 등록을 신청,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 로펌, 특히 영국 로펌이 먼저 치고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영국 로펌 먼저 들어올 것' 전망도
 
미국이든 유럽이든 먼저 들어오는 로펌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테잎을 먼저 끊는 로펌이 한국 법률시장에서의 외국로펌 간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게 로펌업계의 중론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FTA가 발효된 유럽 쪽에서 먼저 선수를 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럽 로펌들은 한·EU FTA 발효 전부터 한국로펌 등을 통한 시장 탐색을 해왔다. 또 FTA 발효 후에는 영국로펌의 한국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문의가 줄을 이었다는 것이 법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국 로펌 중에는 클리포드 찬스(Clifford Chance)와 링크레이터스(Linklaters), DLA Piper 등이 오래 전부터 한국 진출을 공언 또는 진지하게 검토해왔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영국변호사, 그것도 현지에서 일정기간 일을 한 변호사를 찾기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그동안 진출이 늦어졌지만 FTA가 발효된 지 이미 4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충분히 준비를 마쳤을 것으로 로펌업계는 보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무소 개소 절차 문의 등 기초적인 작업은 이미 다들 끝냈다.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됐으니 곧 들이닥칠 것이다. 임박했다"고 외국 로펌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개인적 견해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 보다는 영국로펌에서 연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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