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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양광 산업 '벼랑 끝'에 섰다
구조조정 넘어 생존게임.."살아남는 곳이 주역"
2011-12-15 11:01:03 2011-12-15 11:02:34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OCI(010060) "국내 기업 규모의 경제달성 및 비용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이나 고순도 제품은 계속해서 공급부족 현상"(2011년8월9일 지경부 태양광 산업계 간담회)
 
오성LST "대만에 비해 정책금융환경이 나쁘며 대출조건이 까다롭다"(2011년8월9일 지경부 태양광 산업계 간담회)
 
현대중공업(009540) "재고와 중국저가공세에 팔수록 손해다. 판매부진으로 자금부담이 커졌다. 생존업체가 향후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다"(2011년11월18일 태양광산업협회)
 
국내 태양광산업이 구조조정을 넘어 생존게임이 진행중이다.
 
올 상반기 태양광시장 침체로 국내기업을 비롯한 해외기업들은 생산용량 확대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기업들과 대만 셀 업체들은 올해에도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려가며 경제력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유럽 보조금 지원축소, 중국업체의 저가공세로 국내 유수의 태양광 기업들이 파산위기에 처했다.
 
◇ 태양광 산업 침체 장기화..'살아남는 곳이 주역'
 
재정난에 허덕이는 유럽의 보조금 축소와 2010년 호황기에 경쟁적으로 증설된 생산량이 맞물려 재고누적과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태양광 경기침체로 상반기에 밸류체인별로 25~30% 가격하락이 발생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많은 업체들이 출하량 감소로 가동률이 저하되고 채산성도 악화됐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의 가동률은 올 1분기초만해도 80%였지만 2분기말에 들어서 30%로 급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중국, 대만기업과의 생산능력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다시 비용경쟁력 차이가 벌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출혈을 각오하고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나, 시장변화에 대처하며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게 지경부의 판단이다.
 
◇ 중국 저가공세에 세계 유수 태양광업체 줄도산
 
미국의 에버그린솔라와 스펙트라솔라가 파산했고, 솔린드라와 독일의 Q-Cells도 파산위기에 처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낮은 인건비와 전력, 상하수도 등 각종 유틸리티 비용에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기업 대비 60% 수준의 원가구조로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까지 500MW, 2020년까지 20GW 생산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중 80%를 100MW급 대규모 발전소로 채울 계획이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잇따라 파산을 선언한 미국 업계 사례가 국내서도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국내업체도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목표대비 크게 저조해 경영실적 악화를 낳았다. 모듈가격이 40%나 하락해 생존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산업은 내수시장 육성을 통한 선도기업 출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셀·모듈 업체는 자력으로 원가와 제품 경쟁력을 제고해 경쟁이 심화되는 수출시장에서 성패를 가늠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살아남기 위해 '마른 수건이라도 짠다'
 
삼성SDI와 LG전자는 난국을 타계하기 위해 'Catch up'전략을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캐치업 전략으로 2015년 그리드패리티(모듈가격 1$)도달 시점부터 시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을 대비해 연구개발과 투자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대기업은 박막태양전지 R&D를 통해 2015년 1.3GW 양산체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내수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제도를 도입해 국내제품을 우대할 방침이다.
 
기존 발전차액제도(FIT)를 운영할 경우 중국산 저가제품이 50%이상 점유했지만, 내년부터 RPS제도를 도입해 국내제품이 80%이상 점유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또 전국 우체국 옥상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10대 그린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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