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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발효)④정부, 농축수산·제약업종 피해 외면하나
2012-03-14 06:03:00 2012-03-14 06:03:0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농축수산업과 제약업이다. 한미 FTA 발효를 불과 하루도 남기지 않고 있지만 정부와 업계의 입장차는 평행선이다.
 
◇ 농민단체 마지막까지 집단 항의
 
한미 FTA 발효를 앞둔 13일에도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한미 FTA 발효에 집단 항의했다.
 
한국농민연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농수축산연합회는 이날 각각 서울 종로구 청운동 청와대 입구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대책에 대한 농업인의 의견 수렴과 소득 안정화 대책을 요구했다.
 
농축수산업계의 끊임없는 몸부림에도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 동안 한미FTA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어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과거 시장개방의 결과는 결국 많은 부채와 적은 소득만을 남겼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논의가 시작된 20년 전과 비교할 때 농촌인구는 7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농업소득은 도시민 소득의 95% 수준에서 65%선으로 줄었고, 농가당 부채는 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또, 농촌이 무너지면서 식량자급률은 같은 기간 동안 45%에서 24%로 떨어졌다.
 
장 부소장은 "전세계적으로 20년 만에 이렇게 농촌이 반토막나는 일은 없다"며 "UR, WTO, FTA로 이어진 과도한 시장개방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 피해보전직불제 실효성 '의문'
 
지난해 8월 정부의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에 따르면, 농산물 수입 증가 등으로 국내 농업의 생산감소액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8150억원 수준이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업은 연평균 4866억원의 생산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농어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으로 22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면세유 공급 등 일몰연장으로 지속되는 세제지원 29조8000억원을 합하면 총 지원규모는 54조원 수준이다.
 
특히, 지난 1월 정부는 한미 FTA로 농산물 가격이 90% 미만으로 하락하면 해당품목의 차액을 보전해 주는 추가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 보완·수정된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요건 85% 미만에서 90%로 완화한 것이다.
 
즉, 피해보전직불제도 발동을 위해서는 해당 품목의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하락해야 하는데, 기준가격은 직전 5개년 중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개년 평균의 90%로 산정한다.
 
그러나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소 본부장은 피해보전직불제도 발동요건 85% 당시 "해당 품목 가격이 15%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말인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즉, 업계는 국내 농축수산물가격이 얼마나 떨어질 지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에서 발동요건 완화는 실효성 있는 정책조정일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 제약업계..복제약 생산 차질
 
제약산업도 복제약 생산 차질 등으로 향후 10년간 연평균 최대 1197억원의 생산 감소, 159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 발효로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했을 때 복제의약품의 제조와 시판을 유보해야 한다.
 
즉, 미국 대형 제약사들의 신약 특허권 강화가 인정되면 국내 제약사들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허가특허 연계제도 관련 추가협상을 통해 3년 유예기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제약의 시판이 늦어지면 그만큼 저렴한 가격의 약을 구입할 수 없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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