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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KTX 민영화 논란 '확산'..새누리는 '침묵'
박원순 서울시장도 가세..MB 재임당시 협상록 공개도 관심
2012-04-18 16:13:01 2012-04-18 16:13:21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지하철 9호선의 기습적인 기본요금 인상 논란이 KTX 민영화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 운임협약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2005년도의 협상록을 공개할 뜻을 내비치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맥쿼리인프라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 문제가 KTX 민영화에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하철 9호선과 KTX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9호선 주식회사)는 지난 14일 9호선 운임을 최대 5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와 지하철 역사에 공지하고 6월16일부터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이 내용에 따르면 기본운임 1050원에 별도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일반은 500원, 청소년과 어린이 요금은 각각 400원과 250원씩 인상되는 것이다. 지난 2월25일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넉달만에 무려 650원, 72.2%가 인상되는 것이다.
 
그러자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한 의혹이 일어났다. 특혜시비도 생겼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총 3조5000억원의 공사비 가운데 민간사업자가 부담한 비용은 전체의 16%인 5458억원에 불과하다.
 
경실련이 발표한 1조2000억원과는 차이가 나지만, 어찌됐든 민간사업자는 전체 공사비용의 작은 부분만 감당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은 셈이다.
 
협약 상으로는 서울시민들의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든, 요금을 인상해서 적자를 보전하든, 사업자는 손해볼 게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나섰다.
 
박 시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메트로 9호선은 물론, 우면산터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사업, 용마터널사업, 우이∼신설경전철사업 등 서울시가 투자한 모든 민자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태세다.
 
그리고 메트로측이 요금인상을 고집할 경우 2005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에 체결한 협상회의록을 공개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KTX 민영화도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서발 고속철의 총사업비는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3조9000억원, 호남고속철도(오송~목포) 10조6000억원 등 총 14조50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고속철이 개통되는 2015년부터 15년 동안 고속철 운영권을 민간사업자에 임대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는 초기투자비용은 3600억~4000억원에 불과하고, 자기자본은 '총투자비의 40% 이상', 즉 1500억~1600억원 정도면 된다는 의미다.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황금거위를 총 투자비용의 3%도 안되는 돈을 투자한 민간사업자에게 넘긴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18일 논평을 내고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명박 정부가 기다렸다는 듯 KTX 민영화 칼날을 빼들었다"며 "국토부가 KTX 민영화를 위한 사업자 선정공모를 강행한 것은 제2고속철도 운행을 재벌에게 헐값으로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은 이어 "더욱이 최근 시민을 무시하고 적자를 이유로 요금 인상을 강행하는 민자 서울메트로 9호선의 사례를 뻔히 보고서도 KTX를 민영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우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이에 앞선 17일 논평을 내고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아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큰 KTX를 민영화하겠다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저의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으며 "국가기간사업인 KTX를 꼭 민영화해야 하는지 국민들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수도,가스,교통,통신,의료,공공서비스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국가 기간산업과 공공영역의 민영화는 결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라며 "특히, 인천공항을 못 팔아먹어서 안달이 난 이 정권을 돌이켜보면, KTX 매각에 어떤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이명박근혜 정권은 KTX 민영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의 이념은 민생'이라는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이 언제쯤 침묵을 깨고 서민들의 지하철 요금 인상을 불러온 민자사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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