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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 “이건희 탐욕이 소송 초래”..유산분쟁 점입가경
2012-04-23 14:53:59 2012-04-23 15:09:52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놓고 벌이는 삼성가(家) 형제들 간 다툼이 인신공격으로 치닫는 등 점입가경이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2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유산소송 및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삼성가 장자로서 삼성이 더욱 잘 되길 바랬다. 그런데 최근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건희는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 왔고, 늘 자기욕심만 챙겨왔다”며 “한 푼도 안 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고 분쟁의 책임을 동생 앞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최근에야 건희가 숨겨왔던 그 엄청난 차명재산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게 헌법재판소까지 갈 일이냐”며 “이 소송은 내 뜻이고 내 의지”라고 강조했다. 소송 배경에 CJ그룹이 연관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영권과 무관함을 강조한 뒤 “진실을 밝혀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소송이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선대 회장의 장남으로, 3남 이건희 회장의 큰 형이다. 또 최근 삼성 측의 미행 대상이 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 전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중순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의 유산 일부 반환 소송을 제기해 유산 분쟁의 시발점이 됐다.
 
이날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이어진 형제들의 비난은 장남에서 그치질 않았다.
 
이 회장의 누나이자 삼성가의 차녀인 숙희씨 역시 보도자료를 내고 이 회장에 대한 불쾌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최근 이 회장이 말한 ‘수준 이하의 자연인’에 대해 “자신의 형과 누나를 상대로 한 말로는 막말 수준”이라며 “발언을 듣고 정말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 푼도 상속재산을 받은 사실이 없고, 문제가 된 차명주식의 존재도 몰라 차명주식에 대해 일체 합의한 바가 없다”면서 “(그런데도) 이 회장이 ‘선대회장 때 다 분재됐다’는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이번 발언과 달리 지난해 상속인들 간에 합의가 있었다는 허위 내용에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오빠 이맹희 전 회장에 이어 자신이 추가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회장이 25년간 숨겨왔던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쪽이 소송하면 끝까지 고소해서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갈 것”이라며 “지금 생각 같아서는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이 크다 보니까 욕심을 내는 것”이라며 이번 소송이 ‘돈욕심’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해 법적·도덕적 우위를 선점하고자 했다.
 
한편 삼성 측은 두 사람의 공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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