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젊은이들..하향취업·졸업 연기 늘고 있다
학력인플레 부작용..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실업률 수치 감소 아닌 '체감실업률' 낮추는 정책 필요
2012-07-18 13:50:15 2012-07-18 16:45:3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극심한 취업난과 청년 실업이 대졸자들과 예비 졸업생들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대졸자들은 하향취업이 줄을 잇고 있고, 졸업을 앞둔 대학생 5명 중 3명은 졸업을 미루려 하고 있다.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7.7%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했다. 구직이 활발한 25~29세의 실업률은 6.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졸 이상의 실업자수와 실업률은 각각 12.7%(4만명), 0.2%포인트 올랐다.
 
20대 취업자는 인구감소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명이나 감소했다. 지난달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40.7%로 청년 10명 가운데 6명은 실업 상태이거나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지 않았다.
 
취업난이 지속되자 대졸자들의 하향취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젊은이들은 자신이 받은 교육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이른바 '하향취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첫 직장 기준 대졸 하향취업 비중은 1982년 24.1%, 1992년 27.7%, 2002년 31.0%로 최근 10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재식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대졸 출신이 고졸 일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고졸 출신들은 더 낮은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학력인플레가 심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 부연구위원은 "하향취업은 개인적으로는 교육투자수익률을 저하시키고, 사회적으로는 인재 활용의 비효율성을 초래해 국가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이 쉽지 않자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졸업을 미루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현재 4학년에 재학중인 대학생 224명에게 '졸업을 연기했거나 연기할 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64.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 '학생 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마음 편해서'(38.9%), '졸업 후 구직 기간이 길어져 실업자가 되는 게 두려워서'(20.8%) 등을 꼽았다.
 
또 졸업요건을 갖췄어도 등록금의 일부를 납부하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졸업을 연기해 주는 '졸업유예제도'에 대해 대학생 절반 정도인 49.6%가 '취업난으로 인한 취업고충을 덜 수 있는 제도여서 긍정적이다'고 답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청년층의 노동력 활용도가 저하되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전 세계적으로 구조적 문제인 청년 실업 문제에 좀 더 실효성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실업정책이 더 이상 '실업률'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닌 '체감실업률'을 낮추는 목표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