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오바마, 공화당과 '해빙모드'..빅딜 이뤄질까
2013-03-08 16:53:14 2013-03-08 18:19:04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 간에 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양측은 예산협상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의견차가 너무 커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오는 9월까지 연방정부 예산의 850억달러가 삭감되는 '시퀘스터'가 발동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전략을 황급히 수정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해 협상안 마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27일(현지시간)까지 새 예산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연방정부가 폐쇄되고 5월17일까지 연방부채 한도를 의회가 늘려주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화전략'으로 선회..지지율도 상승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각종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화당에 보여왔던 강공모드를 버리고 회유책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시퀘스터가 발동한 이후 지지도가 떨어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시퀘스터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말까지 집계된 수치보다 5%나 떨어진 것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접촉면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린지 그레이엄·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중진 의원들 6여 명에 일일히 전화해 각종 현안을 논의한 오바마는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2시간 30동안 공화당 상원의원 12명과 만찬회동을 했다.
 
이 만찬에는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톰 코번, 밥 코커, 켈리 아요트, 리차드 버, 색스비 챔블리스, 댄 코츠, 론 존슨, 팻 투메이 마이클 요한슨, 존 호벤 의원이 참석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중진 의원들과 대화를 재개하며 협상의 물꼬를 트자 그간 떨어졌던 지지율이 2% 상승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
 
◇공화당 의원들, 오바마 회유책에 칭찬 일색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행보를 이날도 이어갔다.
 
오바마는 사사건건 자신의 제안에 반대했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과 밴 홀런 공화당 의원을 이날 백악관으로 초청해 점심회동을 가졌다.
 
이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에 공화당 의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레이엄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밤 건설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번 대화가 새로운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으로써 진작에 했어야할 일이 이제야 비로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톰 코번 의원은 전날 저녁식사에 대해 "결실이 있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4년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의원들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했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밥 코커 의원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간의 대화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저녁 만찬 직후 공화당의 존 호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간에 긴밀한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해결책을 찾을 때 까지 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도 의원들에게 전화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 의회를 직접 방문해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각각 만나 2기 행정부의 과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공화당 주류 여전히 '시큰둥'..보수 운동단체 '눈총'
 
그러나 여전히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에도 큰 감흥이 없는 눈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와 공화당 출신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예산 협상에 '부자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사회복지예산을 줄임과 동시에 무조건 세금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만찬회동을 가진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또한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예산안을 고집하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 지지자들이 '부자증세'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스콧 리겔 의원은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을 타고 군비삭감에 따른 피해를 강조하기 위한 여행에 참여했다가 공화당 운동가들의 비난에 호되게 당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세금 개혁을 위한 미국인'이란 단체를 이끄는 그로버 노퀴스트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런 행동을 하라고 그를 뽑아준 게 아니다"라며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상의한 후에 일을 진행해야 할 것"고 말했다.
 
이처럼 미 정치권 내부에서도 엇갈린 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데이비드 고든과 유라시아 그룹 미국 정책 디렉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이 원하는 만큼 복지예산을 줄일지는 미지수"라며 "반대로 공화당 또한 세금을 올리는 데 동의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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