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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필립 이어 김재우까지..방송계 지각변동 본격화
김재철 MBC 사장 사퇴 압박 높아져..김 이사장 후임 인사 따라 거취 결정될 듯
2013-03-13 09:39:15 2013-03-13 09:41:41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사진)이 13일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김재우 이사장은 이사들에게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방문진 사무처를 통해 방통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사장직은 물론 이사직도 함께 내려놨다.
 
김재우 이사장은 지난 1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가 그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이라는 판단을 내린 이후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 이어 김재우 이사장까지 물러나면서 방송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필립 이사장, 김재우 이사장 등 지원군을 연이어 잃어버린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우 이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통위가 여당 추천을 받아 보궐이사를 선임하기 전까지 방문진은 당분간 8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의 사퇴 결정은 박사학위 논문 표절 문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단국대는 김 이사장의 '한국주택산업의 경쟁력과 내정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다른 논문과 언론사 기사를 상당부분 표절했다고 결정한 이후 지난 8일 재심의 신청마저 기각했다. 김 이사장은 전날 "내 문제가 MBC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방문진 이사회에도 부담을 줄 수 없다"며 사퇴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 인사 물갈이 의지를 내비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가 막중한 과제들을 잘해내려면 인사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방송계에서도 본격적인 인사 교체가 시작된 분위기다. 이계철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달 "새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박근혜 대통령 취임에 맞춰 사퇴할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아직 수리는 되지 않은 상태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날인 전달 25일 이사장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MBC 지분의 70%를 가진 방문진과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의 이사장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세간의 관심은 자연히 김재철 MBC 사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김재우 이사장과 최필립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김 사장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바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김재우 이사장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김 이사장, 김재철 사장으로 인해 MBC 종사자들은 물론 국민들도 충분히 고통받았다. 김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은 운명공동체인 만큼 김 이사장의 사퇴가 MBC 정상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며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공영방송 정상화와 국민통합의 계기를 마련하려면 김재철 사장의 사퇴는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김재철의 막가파 경영에 거수기, 방탄 이사회 역할을 한 김 이사장과 정부 차원의 비호를 하던 이계철 위원장이 물러나기로 했지만 앞으로의 인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김재우 이사장의 후임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MBC 노조 관계자는 "보궐이사가 선임되고 이사회가 모습을 제대로 갖춰야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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