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에 재벌가 `주식 물려주기' 급증
작년 억대 상속.증여 56명…`절세 목적'
입력 : 2009-01-01 09:57:32 수정 : 2009-01-01 09:57:32
지난해 증시가 폭락하자 주식을 증여하거나 상속한 재벌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폭락으로 증여세나 상속세가 크게 줄어 들자 이를 재산 상속의 기회로 활용한 것.

1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지난해 상장사 대주주 및 친인척 4천651명의 지분 변동 내역을 조사한 결과 연초에 비해 회사 지분율이 증가한 사람은 758명으로 전년의 472명에 비해 60%나 늘었다.

특히 이들 중 주식을 증여 혹은 상속받은 사람은 전년의 63명의 배에 가까운 103명에 달했다.
증여 혹은 상속받은 주식의 가치를 변동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해 1억원이 넘은 사람도 전년34명의 배에 가까운 56명이나 됐다. 10억원 이상은 11명, 100억원 이상은 3명이었다.

1억원 이상 증여 혹은 상속받은 사람이 크게 늘었지만 이들이 증여받거나 상속받은 주식 가치의 총계는 1천165억원으로 전년의 4천800억원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대형 증여나 상속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해 증여 혹은 상속받은 주식의 가치가 훨씬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증여액 기준 1위인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보유 중이던 서울반도체 주식 897만6천주를 작년 12월 1일 두 아들에게 똑같이 나눠 증여했다. 증여 당시 종가 기준으로는 740억원(주당 8천250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1년 전에 이 같은 증여를 했다면 당시 서울반도체 주가가 2만4천원대이므로 증여액은 2천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주가 하락으로 증여세를 크게 줄인 셈이다.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의 아들 곽동신씨는 128억원 어치의 회사 주식을 증여받았으며, 곽 회장의 세 딸도 각각 8억5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물려받았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의 두 아들은 그린화재 주식 22억4천만원 어치를 각각 부친에게서 증여받았으며,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도 부친인 최수부 회장에게서 주식 20억원 어치를 물려받았다.

이밖에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손자를 비롯해 KCC그룹 정상영 명예회장의 손자,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손자 및 손녀들이 억대의 주식을 증여받았다. 또 삼양사그룹 김윤 회장의 친인척 중 일부도 억대 주식을 상속받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주가 폭락으로 재벌가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크게 줄었지만 상속이나 증여 측면에서는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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