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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용필이 오빠!"..중년 빠심의 사회경제학
돌아온 조용필에 열광..중년표 팬클럽 활동으로 파워 발산
통큰 문화소비 주도..정기적 만남 갖고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
2013-05-06 16:38:00 2013-05-07 00:56:04
[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나이들어 일하다보면 스트레스 받고 우울해질 때가 있죠. 하지만 그럴때 용필형님의 공연장을 한번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김인경씨(50세)는 "지치고 우울할 때 용필 형님의 노래를 듣는 것이 내 삶의 즐거움"이라며 "고등학교 때 조용필에 처음 빠졌고, 지난2002년 이후로 꾸준히 팬클럽 활동을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4060세대 로망 조용필 복귀에 중년팬클럽 기지개
 
그는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의 회원이다. '위대한 탄생'은 4050세대를 주축으로 한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중학교 시절부터 조용필의 열성팬이었고, 팬클럽 '위대한 탄생'에서 활동한지도 10년이 넘었다.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 경기 남부 지역 팬클럽 회원들이 소모임에 참석했다.
 
중년들의 팬클럽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10년만에 새 앨범 '헬로'(Hello)로 컴백한 조용필 팬클럽의 활동은 더욱 눈에 띈다. 좋아하는 스타를 따라다니고, 그를 응원하는 것은 비단 10대들만의 일이 아니다. 많은 중년들이 스타를 응원하고, 그를 지지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어릴 적부터 함께 늙어온 스타는 그들의 청춘의 상징이 됐고, 최근들어 좋아하게 된 조카뻘, 아들뻘의 스타 또한 그들 삶에 촉매제가 된다.
 
중학교 때부터 조용필을 따라다녔다는 나미숙씨(45, 주부)는 "선생님께 혼날 것을 각오하고 수업을 땡땡이 치곤 했었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그녀는 "10대, 20대 가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용필오빠를 보면 우리가 한창 청춘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우리오빠라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경제력 기반 막강 파워 과시
 
40대 이상 중년층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팬문화 전반에 막강한 힘을 행사한다.
 
조용필은 23년만에 지상파 가요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3일과 4일 각각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에서 19집 헬로(HELLO)의 수록곡 바운스(Bounce)가 1위를 차지했다.이러한 조용필의 선전은 압도적인 음반 판매량에 있다. 조용필의 음반 판매량은 지난 5일 한터차트 기준 7만6000장을 돌파했다. 추가 주문도 10만장이다.
 
강정림씨(52, 주부)는 "용필 오빠 이번 앨범을 열 다섯 장이나 구매했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우리 오빠가 이렇게 멋지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다 나눠줬다"고 자랑했다.
 
중년팬들은 부족한 구매력 탓에 스타를 보기위해 1년에 한 두번 콘서트를 겨우 참석하거나, 엠카운트다운, 뮤직뱅크 등 공개방송에 찾아가 몇시간씩 줄을 서는 10대들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노미숙씨(53세, 주부)는 "콘서트는 어디 지역에서 하든 거의 매번 간다"며 "이번 상반기 다섯지역에서하는 콘서트 예매를 벌써 끝냈다"고 뿌듯해했다.
 
중장년 팬클럽들은 자신의 스타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비단 음반을 사는것 뿐 아니라 스타의 촬영장에 밥차를 보내는 등 스타와 함께 일하는 스텝진들까지 챙긴다.
 
30대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박유천(JYJ멤버)의 팬클럽 '블레싱 유천'은 최근 종영한 박유천 주연 드라마 '보고싶다'의 스텝들에게 패딩점퍼와 핫팩을 선물하기도 했다. 또 '보고싶다' 제작기자단 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직접 디자인한 텀블러와 USB를 선물하기도 했다.
 
◇10대와 다른 팬클럽 문화 정착..중년 정서적 안정에 긍정 효과
 
중년 팬클럽 활동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은 지역별로 두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팬클럽 전체가 봄에는 체육대회, 여름에는 엠티(MT)를 함께 간다. 팬클럽 내 여러 소모임까지 합치면 거의 매달 만나는 셈이다. 이들은 스타를 공통 분모로 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한다.
 
강정림씨(52세)는 "여기서는 용필 오빠 얘기를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상관 없이 다같이 즐겁게 용필 오빠에 대해서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블레싱유천은 팬클럽의 이름으로 각종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ern)의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했으며, 소아암 어린이 지원, 아동센터들의 무료급식비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자신의 스타에 대한 관심을 사회로도 적극 확장하는 것.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집단의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중년 팬클럽 활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관계를 맺는 것이 젊은 세대들에 국한됐었지만, 이제는 중년들이 이러한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인터넷 팬클럽 활동 등을 활발히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특정 스타를 향한 열정을 마음에 품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긍정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중년으로 갈수록 이렇게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관계망이 정서적으로 매우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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