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신용등급 '투기등급'으로 추락
2013-06-01 07:00:00 2013-06-01 07:0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STX팬오션(028670)의 신용등급이 추락하고 있다. 해운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적부진이 심화된데다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신용등급의 하향조정 가능성을 점검하는 부정적 검토대상에 이름이 올라간 것.
 
(사진=뉴스토마토)
 
1일 국내 신용평가업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STX팬오션의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전망은 '하향 검토대상'에 등재했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도 STX팬오션의 제 9회, 10회, 12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 하향 평가하고, '와치리스트(Watchlist) 하향 검토'에 등록했다.
 
앞서 지난 29일 한국기업평가 역시 STX팬오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하고, 신용등급전망은 부여하지 않은 채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전망은 기업 신용등급과 별개로 나오는 것으로, 차기 신용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STX팬오션의 추가 강등 가능성도 부각됐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이 STX팬오션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건화물선 시황의 장기 침체로 인한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 가중된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별도기준 STX팬오션의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매출이 17.6% 증가했지만, 주력인 건화물선의 매출이 운송물량 증가 효과를 상쇄시키는 운임 약세로 7%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에는 지난 2009년과 2011년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12년에는 영업손실 1964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5%로 더욱 악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TX팬오션은 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 건화물선 시황의 장기침체로 인해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된 가운데 대규모 선박투자가 진행되면서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건화물선 시장의 불리한 수급여건과 높은 벙커C유 가격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영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도 "STX팬오션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수익창출력이 크게 악화됐다"며 "물동량 증가율을 상회하는 선박공급은 시황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실적 개선이 불투명해지면서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된 점도 신용등급 강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STX팬오션의 단기성 차입금이 1조628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보유 현금성자산은 799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저조한 영업실적이 지속되면서 보유 현금성자산은 빠르게 소진돼 올해 3월 말 현재 760억원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영업실적 전망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STX조선해양(067250)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신청으로 회사의 신인도가 저하된 점도 신용등급 강등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STX팬오션의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면서도 "해운, 조선업황의 침체가 지속되고,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시현하지 못함에 따라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에 이어 주요 계열사들이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금융기관의 일부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등 계열 전반의 재무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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