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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MB정부 비리뇌관 정용욱 미국체류 확인..양문석 위원도 만나
양 위원 "지난 6월 연락 와 만찬장에서 만나"
2013-08-06 11:37:35 2013-08-06 11:40:5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행세하며 이명박 집권기에 각종 비리에 개입한 혐의를 받다가 해외도피한 정용욱 전 방송통신위원회 정책보좌역(51)이 최근 미국에서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정씨를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지난 6월 미국 케이블TV방송통신협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케이블쇼 2013‘에 참석할 당시 정씨가 먼저 연락을 해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만남에서 정씨가 '후회하고 있다. 잘못한 게 맞다. 괴롭다'며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일부 시인하며 하소연을 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명박 정권 당시 최 전 위원장을 등에 업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각종 이권에 개입해 거액을 수수한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정씨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지시로 2008년 새누리당(한나라당) 친이명박계 국회의원 3~4명에게 3500만원가량의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으며,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고 EBS이사 선임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도 받았다.
 
또 2010년 초에는 CJ로부터 5억원을 받고 다른 SO-PP를 인수하는 데 방통위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줬다는 의혹을 받았고, 17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한나라당 경선과 2007년 대선 당시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61)씨에게 돈을 요구해 1억5000만원을 받아 챙겼다는 진술도 나왔다.
 
특히 CJ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CJ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과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구속한데 이어 방통위와 청와대 등 전 정부 실세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수사가 확대된다면 CJ의 방송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씨의 역할에도 초점이 모아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정씨는 자신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자 2011년 12월 말레이시아로 도주해 그간 동남아 등을 오가며 도피생활을 해왔다.
 
검찰은 최시중·파이시티·김학인 사건 등 각종 비리사건의 핵심 인물인 정씨를 쫓던 중 행방을 찾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9월 정씨에 대해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렸다.
 
참고인중지는 기소중지와는 달리 피의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국에 범죄인 인도요구 등 강제처분을 할 수는 없다.
 
때문에 정씨는 해외에서 움직이는 데 있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며, 그동안 수수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됐던 거액의 '뒷돈'으로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귀국시 즉각 검찰에 통보되며 소환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양 위원이 각종 권력형 비리범죄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정씨를 만난 것을 두고 차관급 고위 공무원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양 위원은 그러나 "3년 동안 같이 일을 했던 동료로서 정리상 만나자는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대신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케이블쇼 만찬장에서 다른 MSO 대표들과 함께 만났다"고 해명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12년 1월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용욱 당시 정책보좌역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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